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재판에서 특검과 삼성 변호인단 사이에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셋째 아들 김동선 전 한화건설 팀장을 놓고 공방이 오갔다.
2일 서울고등법원 형사13부(부장판사 정형식)의 심리로 열린 이 부회장의 항소심 공판에서 박영수 특검이 김종찬 전 승마협회 전무의 진술조서를 공개했다.
김 전 팀장은 승마선수로 2015년 리우올림픽 출전권을 따냈다.
조서에 따르면 김 전 전무는 “김 전 팀장이 박상진 전 삼성전자 사장에게 좋지 않은 감정을 품고 있었다”며 “김 전 팀장이 리우올림픽 출전권을 땄는데도 대한승마협회 회장사인 삼성 측에서 지원이 없어 서운하다는 내용의 문자를 제게 보내왔다”고 말했다.
김 전 전무는 또 “2015년 당시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김 전 팀장을 만났는데 화가 많이 나 있었다”며 “이유를 물으니 김 전 팀장이 ‘박 전 사장이 건방진 놈이라며 막말을 해 지원 이야기는 하지도 못했다’고 말했다”고 진술했다.
이와 관련해 특검은 “김 전 팀장은 2008년 이후 8년 만에 올림픽 출전권을 따낸 선수였다”며 “그런데도 승마협회가 탈락한 선수들과 마찬가지로 5천만 원만 지원한다고 해 불만이 터져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전 사장이 대한승마협회 회장으로 있으면서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에게만 지원을 집중한 정황 가운데 하나라는 것이다.
그러나 삼성측 변호인은 막말사건이 김동선씨의 태도 때문에 일어난 일로 승마협회가 올림픽 지원에 소홀했던 것은 아니라고 반박했다.
이 부회장의 변호인은 “박 전 사장이 김 전 팀장의 아버지뻘임에도 불구하고 김씨가 박 전 사장에게 반말을 썼다”며 “김 전 팀장의 태도에 참지 못하고 박 전 사장이 나무란 것”이라고 말했다.
변호인은 추가 지원이 없었던 점과 관련해 “삼성이 대한승마협회 회장사가 된 뒤에 5천만 원이 지원됐다”며 “김 전 팀장의 요구는 그 이상의 추가적 요구였지만 형평성 차원에서 그럴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비즈니스포스트 이대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