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영오 신한캐피탈 사장이 안정적 리스크 관리를 바탕으로 실적 성장을 이뤄내 그룹에서 신한캐피탈의 위상을 높이고 있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캐피탈은 3분기까지 누적기준으로 신한금융 계열사 가운데 가장 높은 순이익 증가율을 나타냈다. 신한캐피탈은 3분기 누적 순이익 699억 원을 냈는데 1년 전보다 122.2% 늘었다.
 
설영오, 신한캐피탈 리스크 관리 성과로 대표 연임 청신호

▲ 설영오 신한캐피탈 사장.


올해 담보물이 확실한 기업대출이나 리스자산 등 리스크가 낮은 자산을 중심으로 영업자산을 크게 늘리면서도 충당금 부담을 줄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신한캐피탈은 최근 5년간 선박금융과 육류담보대출 등에서 잇달아 부실자산이 발생하면서 이에 따른 충당금 부담에 실적이 좋지 못했다.

신한캐피탈은 2012년 1201억 원, 2013년 828억 원, 2014년 971억 원, 2015년 906억 원 규모의 대손충당금을 쌓았다. 지난해에도 육류담보대출 사기사건 등에 휘말리면서 대손충당금으로 910억 원을 반영했다.

설 사장은 이런 부담에서 벗어나기 위해 올해 우량자산을 중심으로 한 안정적 성장을 목표로 삼고 리스크 관리에 주력해왔는데 3분기까지 순조롭게 성과가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설 사장은 신한은행 개인금융부장과 업무개선본부장, 리스크그룹 및 글로벌사업그룹 담당 부행장, 신한아이타스 사장 등으로 일하며 여신심사와 리스크관리부문에서 많은 경험을 쌓았다.

설 사장은 2016년 초 신한캐피탈 사장에 오른 뒤 직원들에게 직접 재무제표를 놓고 강의를 하는 등 리스크 관리의 중요성을 항상 강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힘입어 신한캐피탈의 자산규모는 2015년 4조766억 원, 2016년 4조5068억 원, 올해 9월 5조2022억 원으로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전체 자산이 늘어나는 것과 대조적으로 부실자산 비중은 낮아지고 있다. 고정이하여신(NPL)비율은 2015년 3.06%, 지난해 2.61%, 올해 9월 1.36%로 나타나 자산건전성이 빠르게 안정화되고 있다.

신한캐피탈 관계자는 “3분기에 리테일(소매금융)부문과 관련된 충당금을 대거 상각하면서 고정이하여신비율이 크게 좋아졌다”고 설명했다.

수익성도 크게 개선됐다. 수익성을 나타내는 지표인 자기자본이익률(ROE)은 9월 말 기준 13.46%로 집계됐는데 지난해 말(5.36%)보다 8.10%포인트 높아졌다.

신한캐피탈은 자동차금융 등 소매금융(리테일)부문보다 기업금융에 집중하고 있는데 올해부터 신한금융의 투자금융 협업체계에 포함된 만큼 앞으로 수익성은 더욱 좋아질 것으로 보인다.

신한금융은 6월 기존 투자금융 협업체계인 CIB(기업투자금융)부문을 GIB(글로벌투자금융)부문으로 이름을 바꾸고 은행과 증권뿐 아니라 지주와 생명, 캐피탈의 투자금융부문도 총괄하도록 했다.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비은행부문 강화를 통한 사업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추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신한캐피탈의 선전은 신한금융그룹 입장에서 반가운 일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KB금융이 KB캐피탈 등을 완전자회사로 삼으며 순이익규모에서 신한금융을 앞지른 상황에서 신한캐피탈의 선전은 눈에 띄는 성과”라며 “설 사장 개인적으로도 내년 3월 임기만료를 앞두고 연임에 ‘청신호’가 켜지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