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글로비스가 해외 물류회사를 인수해 성장동력으로 삼으려던 계획이 지지부진한 탓에 주가가 약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송재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0일 “현대글로비스가 2017년 들어 안정적인 영업실적을 내고 있지만 주가는 한 달째 큰 폭으로 떨어졌다”며 “현대차그룹이 고전하면서 현대글로비스도 부정적인 영향을 받았는데 현대글로비스는 향후 기아차 멕시코공장으로 반조립제품을 수출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파악했다. 
 
현대글로비스 주가 지지부진, 인수합병으로 성장성 보여줘야

▲ 김경배 현대글로비스 사장.


현대글로비스 주가는 8월21일 16만1천 원에서 9월20일 14만4500원으로 한 달 새 10.2% 떨어졌다. 

현대기아차가 중국, 미국 등 해외에서 판매부진을 겪으면서 완성차 및 반조립제품 운송을 담당하는 현대글로비스 실적과 주가에도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현대글로비스는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 자금줄로 꼽힌다. 정 부회장은 현대글로비스 지분 23.29%를 보유하고 있는데 이를 현금화해 승계 자금으로 활용할 것으로 점쳐진다. 

이 때문에 현대글로비스 주가는 현대차그룹의 경영권 승계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향을 보였다. 하지만 현대차그룹은 경영권 승계와 밀접하게 연관된 지배구조개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또 현대글로비스는 2014년부터 유럽 물류회사인 아담폴S.A를 인수한 이후 추가적으로 글로벌 물류회사 매물을 찾고 있지만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김경배 현대글로비스 사장은 2017년 3월 주주총회에서도 “신규사업을 개발하고 해외에서 인수합병 기회도 지속적으로 발굴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현대글로비스는 7월 국내 선박관리회사인 유수에스엠을 110억 원에 인수했다. 

송 연구원은 “현대글로비스가 주가를 끌어올리려면 제3자물류 거래를 늘리는 한편 중장기 성장성을 확보할 수 있는 글로벌 물류회사 인수합병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바라봤다.

현대글로비스는 3분기 매출 3조9950억 원, 영업이익 1879억 원을 낼 것으로 전망됐다. 2016년 3분기와 비교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5.6%, 2.7% 늘어나는 것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