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겸 KB국민은행장이 연임에 성공한 뒤 인수합병을 통한 비은행사업 강화전략을 계속 펼칠 것으로 보인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윤 회장이 26일 인터뷰면접을 거쳐 다음 회장후보로 확정될 경우 다음 임기의 경영전략에 추가적인 인수합병 시도를 포함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윤종규, KB금융 회장 연임 뒤 인수합병 길 활짝 열어

▲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겸 KB국민은행장.


윤 회장은 14일 단독 회장후보로 결정된 뒤 여러 언론매체와 인터뷰에서 추가적인 인수합병의 가능성을 열어뒀다.  

그는 15일 서울경제와 인터뷰에서 “좋은 물건이 좋은 가격에 나오고 우리 전략에 맞는다면 언제나 (인수합병을 추진할) 준비가 됐다”고 말했다. 

KB금융은 상반기 기준 미처분이익잉여금 1조8218억 원을 보유해 자금적인 여유도 어느 정도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미처분잉여이익금은 순이익 가운데 상여와 배당 등에 쓰이지 않은 금액으로 인수합병에 쓸 수 있다. 

윤 회장은 임기 중에 LIG손해보험(현 KB손해보험) 인수를 마무리하고 현대증권(현 KB증권)을 사들이는 데도 성공하면서 연임기반을 쌓은 것으로 평가된다. 

KB금융은 상반기 순이익의 37%를 비은행자회사에서 냈다. 2015년 같은 기간 25%에서 크게 늘었고 윤 회장이 취임할 때 목표로 제시했던 40%에도 거의 이르렀다.   

이 때문에 윤 회장이 다음 임기에 생명보험회사 인수에 뛰어들 가능성이 나온다. KB생명보험은 지난해 기준으로 생명보험회사 25곳 가운데 자산순위 17위에 머무르고 있다.

KB금융은 3월에 스튜어트 솔로몬 전 메트라이프생명 회장을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솔로몬 전 회장은 16년 동안 생명보험업계에서 일해온 인물이다.

KB금융은 2012년 ING생명 인수에 뛰어들었다가 쓴잔을 마셨던 전력도 있다. KB금융이 ING생명이나 KDB생명을 인수할 수 있다는 관측이 연초에 나오기도 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윤 회장이 연임한다면 인수합병을 또 시도할 수 있고 그 대상이 생명보험회사일 가능성이 높다”며 “다만 수익성이 관건인데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 부담도 있어 생명보험회사가 매물로 나왔다고 해서 무조건 인수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KB금융은 롯데그룹 금융계열사의 인수후보로도 꼽힌다. 롯데쇼핑은 그룹 지주회사 전환을 추진하고 있는데 이를 위해서는 현행 공정거래법상 금융자회사 지분을 2년 안에 처분해야 한다. 

특히 KB금융이 롯데카드 인수를 중장기적으로 시도할 가능성이 떠올랐다. KB국민카드와 롯데카드의 신용판매점유율을 합치면 20%에 가까워 선두 신한카드와 대등하게 경쟁할 수 있다.

KB금융 관계자는 “윤 회장은 원론적인 차원에서 인수합병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라며 “인수합병을 추진할 계획은 한동안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