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성수 수출입은행장 뒤늦게 취임, "고용 보장하며 구조조정 추진"

▲ 은성수 수출입은행장이 15일 서울 여의도 수출입은행 본점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은성수 수출입은행장이 일자리를 최대한 유지하는 방향으로 주요 산업 구조조정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은 행장은 15일 서울 여의도 수출입은행 본점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조선업 등 주요 산업의 구조조정은 수출입은행과 같은 정책금융기관이 주도해야 한다”며 “조선을 비롯한 주요 산업의 구조조정을 시장친화적으로 추진하되 일자리가 최대한 유지되도록 해 국민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최소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업의 생존가능성을 구조조정의 기본원칙으로 내세웠다.

은 행장은 “최종구 금융위원장과 이심전심으로 가장 골치 아픈 과제가 조선사 구조조정문제일 것”이라며 “살릴 기업은 살리고 살기 어려운 기업은 처리하는 ‘상식의 선’이 구조조정의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다만 기업 구조조정이라는 것이 칼로 물 베듯 딱 끊을 수는 없는 만큼 상황과 기업의 현황을 보면서 해야한다”고 덧붙였다.

수출입은행은 최 위원장이 자리를 떠난 뒤 2개월여 동안 수장이 비어있었던 만큼 조직을 추스르고 위상을 높이는데 주력하기로 했다.

은 행장은 “정부의 핵심과제인 일자리 창출과 인적자원 역량의 강화를 위해 우리의 역할을 확대해야 한다”며 “수은이 나아갈 방향을 구체적으로 세우고 혁신과제 이행 및 정책금융기관 역할을 더욱 충실하게 하기 위해 ‘신뢰받는 수은을 위한 조직혁신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책금융부문에서 ‘포용적금융’과 리스크관리를 강화해야한다고 당부했다. 포용적금융은 금융 소외계층의 금융서비스 접근성을 높이는 것을 뜻한다.

은 행장은 “정책금융의 포용성을 확대해 중소.중견기업이 편안히 접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중소.중견기업이 국내에서 맞고 있는 한계를 극복할 수 있도록 해외진출도 적극적으로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각화된 리스크를 체계적으로 관리하지 않고선 지속적이고 안정적으로 정책금융을 공급할 수 없다”며 “정책금융의 안정적 공급과 리스크 관리 사이의 균형을 찾아 지속가능한 성장기반을 만들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고객뿐 아니라 모든 국민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열린 경영’과 중장기 관점에서 업무를 추진하는 ‘미래 지향 경영’, 일과 여가를 중시하는 ‘스마트 경영’을 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은 행장은 “창의적이고 실질적인 변화를 위한 혁신은 균형 있는 삶을 통한 충분한 휴식이 뒷받침될 때 가능하다”며 “업무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정시에 퇴근해 여가시간을 가족과 함께 보내거나 취미활동 등에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은 행장은 11일 임명장을 받았지만 수출입은행 노조의 반대로 출근하지 못하다가 이날 정상출근해 임명된 지 5일 만에 취임식을 열었다.

은 행장이 14일 노조 지도부를 찾아 화해의 손길을 건네면서 노사갈등이 해소된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 역시 출근저지가 길어질 경우 주요현안인 조선사 회생전략 마련 등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