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이 연임을 사실상 확정해 ‘외풍’ 논란을 잠재웠다.

그러나 윤 회장은 단독 회장후보로 선정되는 과정에서 일어난 공정성 논란이라는 새로운 부담을 짊어지게 됐다.
 
윤종규, KB금융 회장 연임에 성공했지만 공정성 논란 불러

▲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겸 KB국민은행장.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윤 회장이 단독 회장후보로 선정되면서 KB금융의 이번 회장 선임과정에 지속적으로 제기됐던 낙하산인사 논란도 일단락됐다.

KB금융은 회장 선임과정에서 외부 영향을 받기 쉽다고 평가됐다. 문재인 정부가 최근 금융인사를 본격적으로 진행하면서 부산상고 출신의 전직 임원들이 유력후보로 거명되기도 했다.

그러나 KB금융 확대지배구조위원회는 14일 회의에서 윤 회장과 김옥찬 KB금융 사장, 양종희 KB손해보험 사장 등 현직 임원 3명을 최종후보로 선정해 외부인사를 아예 배제했다.

최영휘 확대지배구조위원장은 윤 회장의 후보선정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2차 회장후보 7명을 개인별로 평가한 결과 외부인사들이 상대적으로 뒤처졌다”며 “KB금융의 안정적 경영과 성장을 이끌 수 있는 내부인사가 (다음 회장후보로) 바람직하다고 여겼다”고 밝혔다.

최 위원장은 윤 회장을 단독후보로 선정한 이유를 설명하면서 “KB금융 임직원들은 지배구조에 관련된 트라우마가 있는데 이런 점을 윤 회장이 잘 이끌어온 것 같다”고 평가했다.

KB금융 관계자는 “이전에 외부의 입김이 많이 닿았던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윤 회장이 다음 회장후보로 선임되면서 KB금융도 신한금융 등처럼 내부에서 CEO를 발탁하는 체계를 굳건하게 쌓아올릴 기반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윤 회장이 단독 회장후보로 선정되는 데 ‘현직 프리미엄’이 크게 작용했다는 시각도 있어 공정성 논란이 일어나고 있다.

김 사장과 양 사장은 KB금융 회장 최종후보로 선정되자마자 고사했는데 이들이 윤 회장과 현재 직위상 상하관계인 만큼 경쟁에 뛰어드는 데 부담이 생길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KB금융 계열사 7곳의 노동조합으로 구성된 노동조합협의회도 15일 성명서에서 “이번 회장 선임절차는 원천무효”라고 주장해 윤 회장과 대립각을 더욱 세웠다.

노조협의회 관계자는 “확대지배구조위원회는 2차 회장후보 7명의 의사를 확인하지 않은 데다 김옥찬·양종희 사장이 고사하자마자 다른 후보들을 고려하지 않고 윤 회장을 선택한 셈”이라며 “이번 경영승계과정은 윤 회장의 ‘셀프 연임’ 자작극과 다를 바 없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KB금융 관계자는 “회장 선임절차를 시작할 때부터 최종 회장후보군 가운데 인터뷰면접을 승낙한 후보만 다음 일정을 진행하기로 규정돼 있었다”고 반박했다.

KB금융 이사회 사무국도 보도자료에서 “윤 회장이 단독후보가 되면서 공정성에 관련된 대내외적 시비를 우려하는 의견이 확대지배구조위원회에서 논의됐다”며 “그럼에도 당초에 정한 원칙에 따라 나온 결과를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 가장 공정한 절차”라고 밝혔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