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세븐이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자체브랜드 커피가격을 인상하기로 했다.
빠른 성장속도 만큼이나 경쟁이 뜨거운 편의점커피시장에서 가격인상전략이 효과를 거둘지 시선이 쏠린다.
14일 코리아세븐과 편의점업계에 따르면 코리아세븐은 10월1일부터 세븐일레븐에서 판매하는 자체브랜드커피 ‘세븐카페’ 레귤러사이즈의 가격을 기존 1천 원에서 1200원으로 인상하기로 했다.
편의점커피의 경쟁력이 저렴한 가격에 있는 만큼 20% 인상은 적지 않은 폭이다.
코리아세븐 관계자는 “이번 편의점커피 가격인상은 품질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며 “기존에 사용하던 원두 가운데 일부를 좀 더 고급제품으로 변경한 데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코리아세븐은 편의점 가운데 자체브랜드커피를 처음 내놓고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시켰던 만큼 가격인상에도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
코리아세븐은 2015년1월 일본 세븐일레븐의 100엔 커피에서 착안해 국내에서 처음으로 편의점커피를 팔기 시작했다. 기존 카페를 중심으로 형성돼있던 비싼 커피가격의 거품을 뺐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후 GS리테일, BGF리테일, 미니스톱에 이어 후발주자 이마트24까지 모든 편의점회사가 자체브랜드커피를 팔기 시작했다.
코리아세븐의 가격인상으로 다른 편의점들도 가격인상에 동참할 가능성이 떠오른다.
편의점커피는 1천 원대의 저렴한 가격에 판매돼왔는데 커피머신 임대료와 원두가격, 공간효율 등을 고려했을 때 마진이 거의 남지 않는 ‘미끼상품’에 가까웠다.
최근 편의점커피의 판매량이 급증하고 점포당 수익이 악화하면서 편의점커피는 더 이상 미끼상품으로만 두기엔 아까운 제품이 됐다. 편의점커피시장은 2013년 3천억 원대에서 올해 5천억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그동안 모든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자체브랜드 커피의 가격이 1천 원대로 비슷해 홀로 가격인상에 나서기 쉽지 않았지만 코리아세븐이 총대를 메면서 눈치를 덜 볼 수 있게 됐다.
▲ 코리아세븐이 편의점에서 판매하고 있는 자체브랜드커피 '세븐카페'의 모습. |
이마트24는 1일부터 편의점커피 가운데 가장 저렴한 가격인 500원에 판매하던 자체브랜드 커피 ‘이프레소’ 소용량제품의 판매를 중단했다.
BGF리테일과 GS리테일은 아직 커피가격 인상을 구체적으로 검토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이다.
다만 가격인상으로 편의점커피 자체의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패스트푸드와 베이커리회사 등도 대부분 매장에서 저렴한 가격에 커피를 판매하고 있어 저가커피를 찾는 수요 일부를 빼앗길 수 있다.
맥도날드는 최근 기존 2천 원이던 아이스커피의 가격을 일시적으로 내려 1천 원에 판매하고 있다. KFC는 아이스커피의 가격을 500원까지 내렸다.
커피전문점 엔제리너스는 2500원에 ‘착한 커피’를 출시해 편의점커피와 가격차이가 크게 줄었다. [비즈니스포스트 서하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