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 주가가 맥을 못 추고 있다.

중국 사드보복과 내수시장의 경쟁심화 등 영업환경이 악화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아모레퍼시픽이 언제쯤 실적을 회복할 수 있을지를 놓고 전망이 엇갈리지만 바닥을 쳤다는 기대감도 솔솔 나오고 있다.
 
아모레퍼시픽 실적 바닥 다져, 주가 언제 다시 오를까

▲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


8일 아모레퍼시픽 주가는 전날보다 4.63% 떨어진 26만7500원에 장을 마쳤다. 4일부터 5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주가는 지난해 9월 40만 원대였으나 1년 동안 35% 가까이 떨어졌다.

아모레퍼시픽은 중국인 관광객 의존도가 높아 사드보복으로 직격탄을 맞았다.

내수시장 역시 전망이 밝지 않다. 백화점, 할인마트 등 전통적인 유통채널에서 수익성이 악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상반기 아모레퍼시픽의 화장품부문 매출은 2조5천억 원가량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12.6% 감소했다. 최근 5년 동안 화장품부문 매출이 매년 20% 이상의 성장률을 보였는데 두자릿수 하락폭을 보였다.

아모레퍼시픽이 예상보다 악화된 2분기 실적을 발표하자 증권사들도 일제히 목표주가를 내렸다.

삼성증권은 기존 29만 원에서 27만 원으로 하향조절했다. KB증권은 33만 원에서 30만 원으로, SK증권은 37만 원에서 34만 원으로 낮춰 잡았다. 유진투자증권은 39만 원에서 36만 원으로 내렸다.

실적 회복의 시기를 놓고도 전망이 엇갈린다.

김영옥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아모레퍼시픽은 2분기를 기점으로 최악의 국면을 벗어날 것”이라면서도 “하반기에도 뚜렷하게 개선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내다봤다.

반면 양지혜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최근 중국에서 설화수, 이니스프리, 에뛰드하우스가 20%대 성장률을 나타내면서 회복이 생각보다 빠른 3분기부터 나타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다만 더 이상은 나빠지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싱가포르 국부펀드인 싱가포르투자청은(GIC)는 최근 아모레퍼시픽 주식을 2만5천 주 이상 사들였다. 싱가포르투자청의 아모레퍼시픽 지분율은 5%에 이른다.

싱가포르투자청이 아모레퍼시픽 지분을 매입한 점을 놓고 실적이 바닥을 쳤다는 신호라는 해석도 나온다.

싱가포르투자청은 정부의 외환보유액, 재정잉여자금, 국채매각대금 가운데 일부를 외화자산에 투자하고 있다. 운용자산이 3540억 달러에 이르며 전체 운용자산의 45%가량이 주식이다.

싱가포르투자청은 과거 LG생활건강 주식을 통해 시세차익을 누리기도 했다. 금융위기로 주가가 급락했던 2008년 LG생활건강 지분을 사들였고 2009년 8월까지 지분율이 6.73%까지 높아졌다.

2010년 지분 일부를 매각해 차익을 봤고 2011년 6월 4.99%로 지분을 낮추면서 추가 공시를 하지 않고 있지만 LG생활건강 주식을 계속 보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기간 LG생활건강 주가는 10만 원대에서 90만 원대까지 올랐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