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철강사인 허베이철강이 질적 성장을 추구하면서 동남아를 중심으로 해외진출을 확대해 포스코, 현대제철 등에게 위협적인 존재가 될 수도 있다. 

이만용 포스코경영연구원 수석연구원이 7일 ‘허베이철강의 전략적 대전환 – 양적 확장에서 질적 고도화로’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내고 “허베이철강이 질적 고도화를 추구하면서 중국은 물론 전세계 철강사업 환경에 적잖은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보여 국내 철강업계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허베이철강 급부상, 포스코와 현대제철에 위협적

▲ 허베이철강.


허베이철강은 2016년 쇳물 생산량 기준으로 중국 2위, 세계 3위에 올랐다. 쇳물 생산능력을 공격적으로 확대하며 양적 성장에 집중하던 데서 2013년부터는 설비합리화, 제품 및 서비스 고도화, 글로벌화, 사업다각화 등을 통해 질적 성장도 추구하고 있다.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은 중국 철강사보다 기술우위에 있다고 자부했는데 허베이철강이 위협적인 존재로 성장하고 있는 것이다. 

이 연구원은 “허베이철강이 질적 고도화를 추진하면서 중국에서 철강산업 구조조정을 촉진하고 제품기술과 서비스 표준을 둘러싼 경쟁을 심화할 것”이라며 “또 임해제철소 건설과 글로벌 진출 확대로 국내 철강업계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바라봤다. 

허베이철강은 2019년까지 허베이성 러팅에 판재 410만 톤, 고부가가치 조강류 300만 톤 등을 포함해 모두 1천만 톤의 생산능력을 갖춘 임해제철소를 세운다.

또 2015년부터 라오스 국영철강사와 협력을 기반으로 현지에 400여 명의 기술인력을 파견해 조업을 지원한 데 이어 태국, 베트남 등 동남아로 생산가공 네트워크를 확장하는 계획도 세웠다.

이 연구원은 “허베이철강이 러팅에 임해제철소를 가동하면 원가 및 수출 경쟁력을 높여 지근 거리에 있는 한국 수입재시장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한중일 3개국 철강사들의 각축장이 되고 있는 동남아로 진출을 확대하면서 경쟁판도 변화도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중국이 철강산업 구조조정을 진행하면서 지역별로 철강사를 통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어 허베이철강과 중국 4위 철강사인 서우강그룹이 합병해 전세계 철강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할 수도 있다. 

세계철강협회에 따르면 2016년 쇳물 생산량 기준으로 허베이철강(4618만 톤)은 3위, 서우강그룹(2680만 톤)은 9위였다. 국내 철강사인 포스코(4156만 톤)와 현대제철(2009만 톤)은 각각 5위, 13위를 차지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