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내년부터 전기차 의무판매제도를 도입하기로 하면서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가 현지에서 전기차 생산량을 대폭 확대하는 데 속도를 내야 할 것으로 보인다.
4일 현대차에 따르면 현대차 중국 합자법인인 베이징현대는 이르면 8월에 첫 전기차인 위에동 전기차모델을 출시한다. 이어 내년에 쏘나타와 링동 플러그인하이브리드모델도 출시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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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원신 베이징현대 총경리(왼쪽)과 소남영 둥펑웨다기아 총경리. |
기아차는 아직 중국에서 구체적인 전기차 출시 계획을 밝히지 않았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내년 중국에서 시행될 전기차의무판매제도를 감안하면 현지에서 각각 9만 대, 5만 대 가량의 친환경차를 생산해야 할 것으로 추산된다. 두 회사가 현재 중국에서 판매하고 있는 친환경차는 전무한 수준이어서 강화된 규제를 충족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내년부터 완성차회사의 친환경차 판매비중을 8%로 강제하고 2020년까지 전기차 판매비중을 매년 2% 포인트씩 높이기로 했다.
현대차와 기아차를 비롯해 글로벌 완성차회사들은 강화된 규제에 맞춰 현지에서 전기차 생산량을 늘리기 위한 노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중국에서 가격경쟁력이 있는 전기차를 대량생산하기 위한 글로벌 완성차회사의 전략으로 전기차 합자법인 설립과 전기차회사 지분투자 등을 업계는 꼽고 있다.
폴크스바겐은 전기차 전문 합자회사를 설립했고 다임러는 전기차회사에 지분투자하는 방식으로 중국에서 전기차 생산량을 늘리는 방안을 추진한다. 다른 글로벌 완성차회사들도 폴크스바겐과 다임러의 행보를 따를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외국 완성차회사가 중국에 진출하려면 현지 합자법인을 설립해야 한다. 또 외국 완성차회사의 합자법인 지분율은 50% 이하로, 합자법인 개수는 2개로 제한돼 있었다.
하지만 중국이 최근 전기차 제조전문 합자법인을 설립하도록 허용하면서 외국 완성차회사는 이미 합자법인 2곳을 운영하고 있더라도 추가로 전기차 합자법인을 설립할 수 있게 됐다.
폴크스바겐은 이미 5월에 장화이자동차와 전기차 합자법인 설립을 위한 허가를 받았다. 폴크스바겐은 허베이에 전기차 전용공장을 짓고 연간 36만 대의 전기차를 생산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폴크스바겐은 기존에 상하이자동차, 제일자동차와 설립한 합자법인 2곳을 운영하고 있었다.
폴크스바겐은 전기차 합자법인에서 새로운 브랜드의 저가 전기차를, 기존 합자법인에서 폴크스바겐 브랜드의 고가 전기차를 생산하는 양면전략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다임러는 5월에 베이징전기자동차의 소수 지분을 사들였다. 베이징전기자동차는 베이징자동차의 전기차 제조전문 자회사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