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구속영장 재청구 여부를 놓고 고민하고 있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 관계자는 12일 “우 전 수석의 구속영장 기각 사유를 면밀히 검토하고 지금까지 수사상황 등을 다시 점검해 구속영장 재청구 여부를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
|
|
▲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12일 구속영장 기각 뒤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을 나오고 있다. <뉴시스> |
우 전 수석의 구속영장은 이날 새벽 12시14분경 기각됐다. 올해 2월 특검이 청구한 것을 포함해 두 차례 기각된 것이다.
검찰은 세번째 구속영장을 청구할 수도 있다는 입장을 보였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법원은 우 전 수석의 구속영장을 기각하며 “혐의 소명이 불충분하고 증거인멸과 도주의 우려도 크지 않다”고 밝혔는데 검찰은 보강수사를 하더라도 증거를 추가로 확보하거나 증거인멸, 도주의 가능성을 입증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이미 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 많은 자료를 받았고 우 전 수석은 검찰의 소환에 불응한 적이 없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재판에 넘겨질 때 우 전 수석도 결국 불구속기소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박 전 대통령의 기소시점을 놓고 “17일 정도가 제일 유력하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검찰은 정치권에서 제기되는 부실수사론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검찰 관계자는 “우 전 수석의 범죄혐의가 있는 부분들은 모두 모아서 구속영장에 반영했다”며 “영장기각을 안타깝게 생각하지만 검찰 수뇌부도 일부 조사하는 등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대선후보들은 우 전 수석의 구속영장이 기각되자 일제히 검찰을 비판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측은 입장자료를 내 “법원의 결정도 아쉽지만, 이번 일은 애초 우려한대로 검찰의 부실한 수사에서 초래됐다고 본다”며 “검찰이 그 동안 유독 우 전 수석에게만 보여준 ‘친절한’ 행태는 두고두고 국민적 비판의 대상이 될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는 서울 여의도 전국경제인연합회관에서 열린 행사에서 “법은 만민 앞에 평등해야 한다”며 “검찰이 우 전 수석 구속영장을 부실하게 청구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있는데 김수남 검찰총장은 이를 책임지고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도 “법원에서 판단하는 사안이라 말씀드리기 곤란하다”면서도 “검찰이 수사를 제대로 했으면 영장이 기각될 리가 있겠냐”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