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재단 기후수능 해마다 관심 커져, 학생의 기후변화 관심과 이해도 키운다

▲ 최기영 환경재단 어린이환경센터 이사장이 29일 서울 강서구 마곡동 코오롱원앤온리타워에서 열린 2026학년도 기후수학능력시험 현장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기후변화는 단순히 온실가스의 문제가 아닙니다. 사회구조, 정책, 일상 전반과 밀접하게 연관된 복합적 문제입니다."

최기영 환경재단 어린이환경센터 이사장은 올해 3회째를 맞은 '2026학년도 기후수학능력시험(기후수능)' 행사를 열게 된 취지를 이렇게 설명했다.

최 이사장은 기후수능 문제 구성 방식을 놓고서는 "얼마나 많은 지식을 알고 있느냐가 아니라 어떤 방식으로 기후위기가 사회 전반에 연관돼 있는지 참가자들이 볼 수 있도록 문제를 구성했다"고 강조했다.

31일 환경재단에 따르면 지난 29일 서울 강서구 마곡동 코오롱원앤온리타워에서 개최한 기후수능 행사를 향한 관심이 매년 커지고 있다.

기후수능이란 기후변화와 환경 전반에 걸친 각종 문제를 만들어 수능과 같은 환경에서 전국의 중고등학생들을 모아 시험을 보게 하는 행사다. 

환경재단은 올해 기후수능 사전 접수인원이 332명으로 전년 대비 약 61% 증가했다고 밝혔다. 기후 재난이 강해지면서 사회적 관심도가 높아진 영향으로 분석됐다. 증가한 신청자만큼 응시 인원도 늘려 올해 역대 최다 참가자인 110명이 시험을 보게 됐다.

올해 시험 문항은 예년과 같이 객관식 38문항, 서술형 2문항으로 구성됐다. 주어지는 시간은 여타 수능 과목과 같은 50분이다.

주로 생물다양성 감소, 환경오염 등 환경 분야에 치중돼 있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 문제는 사회와 과학 분야 전반에 걸쳐 광범위한 출제 범위를 보였다.

대표적으로 7번 문항인 2024년 8월에 헌법재판소가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기후 관련 대응 법안이 무엇인지를 묻는 질문이 있었다.

정답은 '탄소중립·녹색성장기본법'인데 지난 26일 국회가 개정안을 통과시킨 기후 분야의 핵심 법안으로 꼽힌다.

이와 관련한 문제로 온실가스 감축경로를 제시하고 각 설명에 부합하는 올바른 답을 찾으라고 명시한 22번 문항도 있었다. 탄소중립법과 밀접한 연관성을 갖는 '선형감축경로' 등에 관한 학생의 판단력을 평가하기 위한 문제다.

선형감축경로란 기준 연도부터 탄소중립 달성 시점까지 매년 일정하게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여나가는 계획을 말한다. 선형감축경로를 따르게 되면 한국은 국제 기후목표에 부합하는 속도로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지 못한다는 문제가 있다.
환경재단 기후수능 해마다 관심 커져, 학생의 기후변화 관심과 이해도 키운다

▲ 제3회 기후수능 현장에서 학생들이 시험을 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올해 기후수능에 출제 범위가 넓어진 데에는 출제위원으로 참가한 전문가의 경력도 영향을 미쳤다.

환경재단은 과학교과 출제위원으로 김추령 성공회대학교 연구교수, 사회교과 출제위원으로 윤신원 서울 성남고등학교 지리 교사를 섭외했다.

김추령 교수는 34년 동안 교직 생활을 한 교육 전문가로 '오늘의 지구를 말씀드리겠습니다', '과학 선생님이 읽어 주는 기후변화 보고서' 등 다양한 서적들을 낸 인물이다. 윤신원 교사는 한국지리환경교육학회 부회장, 전국지리교사모임 회장 등을 지냈다.

출제 범위가 사회와 과학 전반으로 넓어지면서 시험도 어려워진 것으로 평가됐다.

기후수능이 끝난 뒤 집계된 결과에 따르면 올해 응시인원의 평균 점수는 66.8점으로 지난해 69.8점과 비교해 3점 하락했다.

가장 오답률이 높았던 문제는 14번 문항으로 유엔 산하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의 성과를 시간 순으로 나열하는 문제였다. 정답률은 25.45%에 그쳤다.

올해 시험에서 1등을 한 고성고등학교의 강예훈 학생은 "첫 응시였는데 체감상 문제가 꽤 어려웠다"며 "이번 기후수능을 통해 사회과학적으로 기후위기를 해석하는 새로운 시각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시험 종료 후에는 출제위원들과 함께 문제를 다시 풀어보고 다양한 시각을 살펴보는 '오답정답 토크쇼'도 열렸다.

환경재단 어린이환경센터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에 "기후위기는 단편적 지식만으로는 이해하기 어려운 사회와 과학, 일상을 아우르는 복합적 문제"라며 "이번 기후수능을 통해 청소년들이 교과의 경계를 넘어 기후 문제를 입체적으로 이해하고 기후위기 시대에 필요한 기후문해력을 키워나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환경재단 기후수능은 31일 오전 10시부터 기후수능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누구나 온라인으로 응시할 수 있다. 60점 이상 득점자는 '기후리더 인증서'를 받을 수 있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