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손해보험 몸값 1조 지키기 만만찮다, 이은호 수익성 넘어 건전성 회복이 매각 관건

▲  이은호 롯데손해보험 대표이사가 매각 성사를 위해 자본건정성 관리에 힘을 싣는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이은호 롯데손해보험 대표이사가 수익성 회복에 성과를 보였지만 최대주주인 JKL파트너스가 원하는 1조 원 수준의 기업가치를 공개매각에서 인정받기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은 것으로 평가된다.

롯데손해보험은 올해 2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하는 등 주요 경영지표가 회복세를 보였다.

다만 주요 건전성 지표인 기본자본 지급여력비율(K-ICS)이 여전히 마이너스 수준에 머물러 있어 자본건전성을 얼마나 빠르게 개선할 수 있을지가 향후 매각 성사의 주요 변수로 꼽힌다.

3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롯데손해보험 최대주주인 사모펀드(PEF) JKL파트너스와 매각 주관사 삼정KPMG는 9월 롯데손해보험 공개매각 공고를 준비하고 있다.

앞서 신한금융지주와 진행한 매각 협상에서 가격 눈높이 차이를 좁히지 못한 가운데 공개매각을 통해 새로운 원매자를 확보하고 매각 경쟁을 본격화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는 JKL파트너스가 롯데손해보험 몸값으로 1조 원 안팎을 요구했지만 신한금융이 7천억 원 수준을 제시하면서 협상이 결렬된 것으로 알려졌다.

공개매각에서 JKL파트너스가 원하는 기업가치를 인정받으려면 원매자 사이 경쟁구도 형성뿐 아니라 롯데손해보험 자체의 수익성과 자본건전성 개선을 통해 1조 원 수준의 몸값을 뒷받침하는 것이 중요한 요소로 평가된다.

긍정적 요인은 이은호 대표가 추진해 온 체질개선에 힘입어 롯데손해보험의 수익성이 최근 개선되고 있다는 점이다.

롯데손해보험은 2분기 영업이익 31억 원, 순이익 13억 원을 거두며 분기 기준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이은호 대표는 2022년 취임 이후 장기보장성보험 중심으로 보험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고 보험 본업 수익성을 높이는 데 주력해 왔다.

이 대표는 롯데손해보험 인수 컨설팅에 참여하면서 JKL파트너스와 인연을 맺은 뒤 2019년 JKL파트너스가 롯데손해보험을 인수할 당시 기획총괄장으로 합류했다. 

2022년 대표에 오르기 전부터 롯데손해보험 체질개선 작업에 참여해 온 만큼 최근 실적 개선은 이 대표의 성과로 평가된다.

다만 자본건전성 측면에서는 아직 가야할 길이 꽤 남은 것으로 보인다.

롯데손해보험은 자본건전성이 개선되고 있지만 기본자본이 여전히 마이너스에 머물며 기본자본 지급여력비율이 음수를 보이고 있다.

롯데손해보험의 2분기 말 기준 잠정 기본자본 지급여력비율은 -5.4%로 1분기 -21.4%보다 16%포인트 개선됐다. 잠정 기본자본은 같은 기간 -3509억 원에서 -910억 원으로 약 2600억 원 늘었지만 플러스로 돌아서지 못했다.

기본자본은 보험사의 지급여력비율을 구할 때 쓰이는 자본 값으로 회계상 자기자본과 다르다. 손실 흡수력이 좋고 질적으로 우수한 보통주자본금, 이익잉여금 등이 포함되며 후순위채권이나 신종자본증권 등 보완자본은 제외된다.

롯데손해보험은 2분기 말 기준 전체 잠정 지급여력비율에서는 금융당국 기준을 충족한다.

문제는 금융당국이 보험사의 실질적 손실흡수능력을 높이기 위해 기본자본 중심의 자본건전성 관리를 강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2027년부터는 보험사가 기본자본 지급여력비율을 50% 이상으로 유지하게끔 하는 가이드라인이 단계적으로 적용된다. 기본자본을 직접 확충할 수 있는 대표적 방안으로는 유상증자가 꼽힌다.

금융위원회는 앞서 2025년 11월 자본건전성 취약 등을 이유로 롯데손해보험에 적기시정조치를 부과한 바 있다. 롯데손해보험은 이에 따라 경영개선계획서를 제출했지만 구체성과 실현 가능성 및 근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한 차례 불승인됐다.

롯데손해보험은 이후 사업비 감축과 부실자산 처분, 인력 및 조직운영 개선, 자본금 증액과 제3자 인수 등을 포함한 자본적정성 개선방안을 구체화한 경영개선계획을 다시 제출해 올해 5월 금융위원회로부터 조건부 승인을 받았다.

롯데손해보험은 관련 법령에 따라 1년6개월 동안 경영개선계획을 이행해야 한다.
 
롯데손해보험 몸값 1조 지키기 만만찮다, 이은호 수익성 넘어 건전성 회복이 매각 관건

▲ 롯데손해보험은 2분기 말 기준 전체 자본으로 산출한 지급여력비율(K-ICS)은 금융당국 권고치를 넘겼다. 하지만 기본자본으로만 산출한 지급여력비율은 여전히 음수에 머물렀다. 


잠재 인수 후보로서는 인수대금뿐 아니라 인수 이후 자본건전성 정상화를 위해 필요한 추가 자본 투입 규모까지 함께 고려할 수밖에 없는 셈이다.

롯데손해보험은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나온 보험사 가운데 우량매물로 평가됐지만 최대주주가 사모펀드인 만큼 유상증자를 통한 자본확충 여력이 제한적이라는 점이 약점으로 꼽혀왔다.
 
KDB생명, 예별손해보험 등이 각각 한국투자금융과 OK금융을 새 주인으로 맞을 준비를 하고 있는 점도 롯데손해보험 공개 매각에 부담이자 변수로 평가된다.

특히 KDB생명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한국투자금융은 롯데손해보험의 유력 인수 후보 가운데 한 곳으로 꼽혔다. 한국투자금융은 KDB생명 인수에 집중하면서 롯데손해보험 인수전에는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에 “롯데손해보험 기본자본이 1분기보다는 개선됐지만 아직 음수라는 점이 부담”이라며 “공개매각 흥행 여부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