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지난 3월 이후 치솟았던 항공유 가격이 미국-이란 종전협상, 호르무즈 해협 일부 개방으로 빠르게 안정화되면서 항공 업계 숨통도 다소 트일 전망이다.

국내 항공사 가운데 가장 탄탄한 사업구조를 갖춘 대한항공도 2분기에는 항공유 가격 급등으로 이익이 크게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3분기부터는 예년 수준의 수익을 회복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대한항공 국제유가 안정세에 한숨 돌려, 조원태 '통합 대한항공' 출범 앞서 재무체력 확보 집중 

▲ 중동 전쟁으로 가파르게 상승했던 항공유 가격이 안정화 국면에 접어들면서, 항공사들의 수익성도 점차 회복될 것으로 전망된다. 조원태 대한항공 대표이사 회장(사진)은 오는 12월 '통합 대한항공' 출범에 대비해 재무 여력 확보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한항공>  


조원태 대한항공 대표이사 회장은 오는 12월17일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합병 이후 사업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 통합비용 등 대규모 지출에 대비해 개선된 영업환경 속에서 재무적 여력을 확보하는데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1일 투자은행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3월부터 지속된 중동전쟁이 휴전국면에 들어가며 글로벌 원유 해상운송망이 곧 회복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골드만삭스의 사만다 다트 글로벌원자재 연구원은 지난 6월30일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7월 말까지는 상황이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하며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원유 흐름이 정상화되면 원유시장은 공급과잉 상태가 될 것"이라며 “2027년에는 공급 과잉 규모가 하루 평균 300만 배럴 이상”이라고 전망했다.

국제유가는 6월30일 기준 브렌트유(8월 인도분)가 배럴당 72.92달러, 서부텍사스산(9월인도분)은 69.5달러 등으로 지난 3월 전쟁 이전 수준으로 회귀했다.

국제 항공유 시세도 국제유가와 연동되는 만큼, 항공사들의 운영에도 숨통이 트일 것으로 전망된다.

국제항공운송협회에 따르면 6월 마지막 주 국제항공유 평균 시세는 배럴당 116.63달러로 초고점이었던 4월 첫 째주 1배럴당 209달러보다 약 44.5% 하락했다.

통상 연료비는 항공사 전체 비용에서 25~30%를 차지하는 항목인 만큼, 항공유 가격이 고공행진했던 지난 2분기에는 전세계 항공사들이 수익성 악화를 피할 수 없었다.

국내 항공사 가운데 가장 우량한 사업구조를 갖춘 대한항공 역시 2분기에는 적자를 겨우 면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2분기 별도기준으로 매출 4조4009억 원, 영업이익 442억 원을 거둘 것으로 추산됐다. 지난해 2분기보다 매출은 10.4%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88.9% 줄어드는 것이다.

유류할증료 인상이 유류비 증가를 완전히 상쇄할 수 없었지만, 북미 지역 AI 데이터센터 건설이 늘며 관련 서버·네트워크장비·반도체 등의 항공운송이 늘어난 게 그나마 적자를 면한 요인이란 분석이 나온다. 
 
대한항공 국제유가 안정세에 한숨 돌려, 조원태 '통합 대한항공' 출범 앞서 재무체력 확보 집중 

▲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12월 통합에 따라 IT 시스템 통합, 브랜드 교체, 조직·인력 효율화에 따른 비용이 1조 원 가량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은 통합 대한항공의 새 기업이미지(CI)에 맞춰 도장된 여객기 모습. < 대한항공 >


조원태 회장은 하반기 실적 반등의 유리한 환경이 조성된만큼 ‘통합 대한항공’ 출범에 대비한 재무여력 확보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항공유 가격이 안정화 추세에 있지만, 대한항공은 지난 4월 선포한 '비상경영' 체제를 당분간 유지할 전망이다.

비상경영 선언 당시 우기홍 대표이사 부회장은 “이번 조치들은 단순한 일회성 비용 절감이 아니다”며 “구조적 체질을 강화해 통합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안정적 미래 성장 기반을 다질 수 있는 기회로 삼고자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오는 12월17일 아시아나항공을 합병할 예정으로, 통합 초기에는 IT 시스템 통합, 브랜드 교체, 조직·인력 운영 효율화 둥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비용이 늘어날 전망이다. 대한항공 측은 지난 6월19일 실시한 주주간담회에서 이러한 통합 비용으로 1조 원 안팎을 예상했다.

여기에 사업경쟁력 강화를 위한 대규모 투자지출도 예정돼 있다.

대한항공이 제출한 공시를 종합하면 회사는 △기단 현대화 122조 원(2039년까지) △엔진정비공장 건립 2886억 원(2027년까지) △부천 연구·교육시설 부지매입 2105억 원 등의 설비투자 계획을 가지고 있다. 또 오는 7월31일에는 한앤코에 매각했던 옛 기내식·면세품 부문 ‘대한항공씨엔디서비스’ 지분을 7500억 원에 되살 예정이다. 

아시아나항공뿐 아니라 진에어, 에어부산, 에어서울 등 통합 대한항공의 종속회사로 묶여있는 저비용항공사(LCC)들은 주력 사업인 중단거리 노선에서 경쟁심화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LCC 3사가 향후 '통합 LCC'으로 합쳐질 만큼, 모기업인 대한한공이 이들에 대한 재무적 지원 여력을 키우기 위해서라도 안정적 현금 창출력을 높여야 하는 상황이다.

대한항공의 올해 1분기 말 별도기준 현금보유량은 1조9415억 원이다. 사업활동에서 유입된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1조5268억 원 가량으로, 투자활동으로 유출된 현금 2240억 원, 재무활동으로 유출된 현금 1144억 원을 메우고 있다. 신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