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이 현행 국민연금법의 문제를 지적한 이슈브리프를 발간했다. 사진은 이슈브리프 표지.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이슈브리프 '국민연금법 ESG 개정 논의의 현황과 과제'를 발간했다고 1일 밝혔다.
이번 이슈브리프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ESG 통합전략(재무와 ESG통합)에서 ESG 요소를 어느 정도 고려하는지에 대한 정보는 확인할 수 없는 공시 구조를 갖고 있어 피상적 수준에 머무는 책임투자 규모가 무분별하게 늘어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책임투자란 기관 투자자가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장기적 위험을 줄이면서 안정적으로 이익을 내는 투자 방식을 말한다.
국회는 이같은 국민연금의 구조를 바꾸기 위해 18대 국회부터 현 22대 국회까지 ESG 투자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국민연금법 개정안을 18건 내놨다.
이 가운데 14건이 국민연금 운용에 ESG 요소를 의무적으로 고려하도록 하는 법안이었고 11건은 ESG 투자 대상 자산군을 확대하자는 내용을 담았다.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은 "이는 그동안 국민연금법 개정 논의는 ESG 고려 의무화와 자산군 확대에 집중돼 있었다는 뜻"이라고 분석했다.
현행 국민연금법은 2015년에 개정된 것으로 ESG 고려 기준, 자산군의 범위 및 운용 규모, 종목별 현황, 위탁운용사 선정 기준 및 현황 등 책임투자 관련 일부 정보를 의무적으로 공시하도록 하고 있다.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은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가습기 살균제 사건, 홈플러스-MBK 사태 등은 이같은 임의 규정의 한계를 노출했다"며 "이같은 사회경제적 이슈는 국민연금에 ESG 고려 의무화와 적용 자산군 확대를 국민연금법 개정의 핵심으로 지속시켜온 동력이었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외부 압력과 내부 필요성이 결합돼 국민연금의 책임투자 규모와 적용자산군도 단계적으로 확대돼왔다. 2025년 말 기준 국민연금의 책임투자 총 규모는 958조 원을 넘어섰으며 이는 전체 기금 1458조 원의 65.1%에 달한다.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은 이같은 상황을 근거로 국민연금의 책임투자 입법 논의를 ESG 고려 의무화에 더해 ESG 고려 정도까지 의무적으로 공시하도록 하는 방향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 이같은 ESG 고려 정도 공시를 통해 단계적으로 책임투자에 대한 임계치를 설정하는 방안도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행 국민연금법은 국민연금이 특정 투자 단계에서 ESG를 10% 정도만 고려해도 책임투자라고 명명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민연금의 최근 몇 년 사이에 전체 기금에서 책임투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대폭 증가한 것도 이같은 기준의 부재가 원인이라고 볼 수 있다.
유한진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정책팀장은 "국민연금은 책임투자를 수행하고 있다고 밝히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며 "이제는 실제 투자 과정에서 ESG 요소가 어떤 방식으로 어느 정도 반영됐는지를 객관적으로 설명하고 검증할 수 있어야 주인인 국민의 신뢰를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