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ESS 입찰 2차전서 자존심 구긴 LG에너지솔루션, 김동명 후속 입찰서 설욕 별러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대표이사 사장이 올해 하반기 예정된 3차 ESS 입찰에서 실적을 끌어올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정부 주도 2차 에너지저장장치(ESS) 중앙계약시장 입찰에서 저조한 실적을 거둔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대표이사 사장이 후속 입찰에서 설욕을 노린다. 

LG에너지솔루션은 2차 입찰에서 국내 배터리셀 3사 가운데 가장 적은 물량을 확보하는 데 그쳤다.
 
정부 주도 ESS 프로젝트는 단순 수주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정부의 조건을 충족했다는 점은 향후 다른 ESS 수주 과정에서 효과적인 레퍼런스(검증 사례)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13일 관련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김 사장이 향후 진행될 정부 주도 ESS 입찰을 위해 기존 전략에 큰 변화를 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12일 마무리된 제2차 ESS 중앙계약시장 입찰에서 79메가와트(MW)를 확보했다. 전체 물량 565MW 가운데 14%에 해당하는 수치다.

가장 많은 물량을 확보한 곳은 SK온이다. SK온은 1차 입찰에서 단 하나의 사업지도 확보하지 못했지만, 이번 입찰에서는 284MW(50.3%)를 낙찰 받았다. 삼성SDI는 202MW(35.7%)의 물량을 확보했다.

2차 입찰에서는 국내 산업 기여도, 안전성 등 비가격 지표의 평가 비중이 확대됐다. 지난 1차 입찰은 가격 지표 60%, 비가격 지표 40%로 구성됐으나 2차에서는 가격 지표 50%, 비가격 지표 50%로 변경됐다.

결국 승패를 가른 것은 비가격 요소였다. 전력거래소는 입찰 전 발표한 사업설명회에서 소재 내재화율과 화재안전성 평가 비중을 확대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삼성SDI는 소재 내재화율이 높은 삼원계 니켈·코발트·알루미늄(NCA) 배터리를 들고 나왔다.

삼원계 배터리는 리튬·인산·철(LFP) 배터리와 비교해 소재 국내 수급도가 높다. 삼성SDI는 삼원계 배터리를 앞세우면서도 가격을 최대한 낮춰 1차 입찰에서의 승리 전략을 고수한 것으로 확인된다.

반면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은 LFP배터리를 선택했다. ESS에 탑재되는 배터리는 순간적인 고출력보다 안전성과 가격이 중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SK온은 올해 하반기부터 충남 서산 공장에서 LFP배터리 양산을 시작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보다 한발 늦은 2027년 초부터 LFP배터리 본격 생산에 돌입한다. 연간 생산능력은 SK온이 3기가와트시(GWh), LG에너지솔루션이 1GWh다. 

2차 입찰 물량 공급 기한이 2027년 말로 예정된 만큼 비교적 빠른 양산 일정과 넉넉한 생산능력을 보유한 SK온이 앞섰던 것으로 보인다.

SK온이 소재 내재화 면에서도 우위를 점한 것으로 알려졌다. SK온은 이번 입찰을 앞두고 ESS용 LFP배터리에 엘앤에프(양극재), 덕산일렉테라(전해액), SKIET·WCP(분리막)으로 구성된 국내 생산망을 구축했다.
 
안전성 면에서도 SK온이 배터리셀 3사 가운데 최초로 도입한 ‘전기화학 임피던스 분광법(EIS)’이 좋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SK온 측은 해당 기술을 통해 화재 발생 30분 전에 위험 신호를 조기 발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K-배터리의 맏형으로 불리며 선봉장 역할을 맡고 있는 LG에너지솔루션이 유독 국내에서는 어려움을 겪는 모양새다.

김 사장은 해외에서의 입지 확대를 위해서라도 올해 하반기 진행될 3차 입찰에서 실적 반등을 이끌어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 ESS 입찰 2차전서 자존심 구긴 LG에너지솔루션, 김동명 후속 입찰서 설욕 별러

▲ LG에너지솔루션 전력망용 ESS 배터리 컨테이너 제품. < LG에너지솔루션 >


우선 김 사장은 국내 생산 능력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현재 1GWh 수준의 오창 공장 ESS용 LFP배터리 생산능력을 5GWh로 증설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기존 배터리관리시스템(BMS)을 고도화해 안정성도 확보해 나간다. 여기에 액체 냉각 방식의 열관리 시스템을 적용해 냉각수가 순환하며 과열로 인한 사고를 사전에 예방한다. 

배터리의 핵심 소재인 양극재를 시작으로 내재화에도 속도를 낸다.

팩과 컨테이너의 경우 이미 구미와 광양 공장에 생산체계를 구축했으며, 소재·부품·장비도 국내 생태계를 확장하고 있다.

기존에는 중국 상주리원으로부터 LFP배터리용 양극재를 공급받고 있었으나, 엘앤에프와 포스코퓨처엠 등을 통해 국산 양극재 공급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김 사장은 지난 11일 한국배터리산업협회 총회에서 “국내에서 LFP배터리용 소재를 생산하려는 업체가 많은데, 대표적으로 엘앤에프와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며 소재 내재화 의지를 드러냈다. 최재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