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가 자산운용부문에서 다른보험사와 달리 안정적인 투자처만을 고집하면서 자산운용 수익율이 악화된 것으로 지적됐다.
이병건 동부증권 연구원은 16일 “삼성화재는 여전히 대체투자 및 해외투자를 놓고 유보적인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며 “대부분 보험사들이 자산운용이익률 높이기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는 것과 비교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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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민수 삼성화재 사장. |
삼성화재는 투자영업이익이 2015년보다 0.7% 증가해 1조6883억 원을 냈지만 전체 자산운용 규모가 늘면서 증가한 것으로 실제 운용수익은 부진했다. 투자영업이익률은 저금리 등의 영향으로 2015년보다 0.2%포인트 하락한 3.1%로 집계됐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2016년 자산의 구성에서 채권을 줄이고 대출을 늘렸다”며 “회사가 보수적인 투자방식을 유지하면서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높지 않은 안정적인 자산에 대부분 투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화재는 2016년 대출을 17조8700억 원 규모로 2015년보다 22.5% 늘렸다. 운용자산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0.7%로 3.4%포인트 늘었다. 반면 채권의 비중은 2015년 52.2%였던 것에 비해 지난해 49.5%로 줄었다.
부동산투자 이익금은 1031억 원 급증했는데 지난해 역삼동과 합정동 사옥을 매각한 데 따른 것이다. 이런 일회성 요인에도 불구하고 전체 투자영업이익이 감소해 삼성화재의 자산운용이익이 부진하다는 지적에 힘이 실렸다.
보험회사들은 최근 들어오는 보험료보다 나가는 보험금이 더 많아 대부분 보험영업이익에서 적자를 내고 있어 자산운용으로 운용수익을 높이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또 저금리가 지속되면서 기존 투자처로는 목표수익을 내지 못하기 때문에 이전에는 국채, 우량 회사채 등 비교적 안전한 자산에 투자했다면 최근에는 대체투자 등 공격적인 투자방식을 늘리고 있다.
메리츠화재의 경우 성과형 자산을 늘려 자산운용이익률이 상승했다. 현대해상 역시 영국의 바이아웃 펀드에 620억 원을 출자하고 미국이나 유럽지역 오피스 건물에 투자하는 등 투자다변화에 힘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은 보험산업의 어려움을 감안해 보험사들의 자산운용 규제를 완화해주고 있다.
김학수 금융위원회 금융서비스국장은 14일 ‘보험 CEO 및 경영인 조찬회’에서 “부동산(총자산의 15%), 외환(총자산의 30%), 파생상품(총자산의 6%)의 사전적 자산운용 비율 한도규제를 폐지한다”며 “보험사들이 전세계 시장을 상대로 새로운 투자처를 발굴해 저금리 위기를 극복할 수 있도록 활로를 열어주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삼성화재는 다양한 투자처 발굴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것으로 평가된다.
이 연구원은 “삼성화재는 최근 진행되고 있는 보험사들의 규제 완화에 적절한 대응을 하고 있지 않다"며 "삼성화재가 내놓은 보수적인 지급여력비율(RBC) 수치는 자산운용이익률 높이기 노력을 하지 않은 수치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최근 금리가 상승하면서 듀레이션(투자자금 평균 회수기간)에 좀 더 관심을 쏟을 수 있는 상황이 됐다”며 “지난해보다 국내 채권이나 해외채권에 조금은 긍정적으로 생각해보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