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엔비디아가 차세대 '루빈 울트라' 인공지능 반도체에 HBM 탑재량을 계획보다 줄이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전체 수요 증가를 고려하면 메모리반도체 제조사들에는 오히려 수혜폭이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삼성전자 HBM4E 고대역폭 메모리 홍보용 이미지. <삼성전자>
하지만 고대역폭 메모리(HBM)의 공급 부족 상황을 고려하면 타격은 크지 않고 엔비디아 반도체 수요가 더 늘어나며 오히려 반사이익으로 돌아올 가능성도 제시됐다.
10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 계열 투자전문지 마켓워치는 증권사 UBS의 보고서를 인용해 “2027년에 HBM의 수요가 더욱 강세를 보일 수 있다”고 보도했다.
티모시 아큐리 UBS 연구원은 엔비디아가 2027년부터 공급을 추진하는 ‘루빈 울트라’ 시리즈 반도체의 일부 사양을 낮추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전했다.
특히 HBM을 비롯한 메모리반도체의 탑재 용량을 줄이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첨단 인공지능 반도체에 사용되는 HBM의 최대 고객사인 엔비디아가 탑재량을 줄인다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의 공급 물량도 예상보다 감소할 수 있다.
하지만 UBS는 HBM 시장 전반에 낙관적 전망을 유지했다. HBM4와 HBM4E 등 새 규격의 고대역폭 메모리 수요와 가격 상승세가 예상보다 강력한 수준으로 파악되기 때문이다.
UBS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이 HBM 공급 부족을 기회로 삼아 가격 인상에 다시 속도를 내는 추세도 파악되고 있다고 전했다.
더구나 엔비디아가 인공지능 반도체 1대당 메모리 탑재량을 줄이면 오히려 판매량이 늘어나면서 전체 HBM 수요를 충분히 만회하는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엔비디아가 HBM 물량 부족으로 인공지능 반도체 생산에 차질을 겪을 리스크가 낮아져 메모리반도체 협력사들도 더 큰 수혜를 볼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UBS는 2026년 HBM의 평균 가격 상승폭이 2025년 대비 79%에 이를 수 있다고 예측했다. 기존 예상치였던 67%와 비교해 높아진 수치다.
메모리반도체 제조사들이 HBM 수요 증가에 대응해 생산 능력을 확대하면서 D램과 낸드플래시 호황기가 더욱 강력해지는 선순환 효과도 예상됐다.
▲ SK하이닉스가 엔비디아에 공급하는 HBM4 고대역폭 메모리 전시용 모형. < SK하이닉스 >
UBS는 결국 엔비디아 루빈 울트라 반도체에 HBM 탑재량 감소는 표면적으로 보이는 것과 달리 메모리반도체 기업의 중장기 성장에 더 힘을 실어주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엔비디아가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공급하는 신형 인공지능 반도체 ‘루빈’ 시리즈의 수요를 두고도 해외 증권가에서 낙관적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투자전문지 벤징가는 뱅크오브아메리카의 보고서를 인용해 “루빈 시리즈 출시는 엔비디아의 성장세가 한 단계 발전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시장에서 잠재력을 과소평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루빈 시리즈 인공지능 반도체 시스템의 가격이 기존 제품인 ‘블랙웰 울트라’ 대비 두 배 가깝게 상승하며 매출 증가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고 바라봤다.
엔비디아가 판매가격 인상에 힘입어 메모리반도체 가격 상승의 영향을 충분히 흡수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시됐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엔비디아가 인공지능 반도체 시스템의 공급가를 메모리반도체보다 빠르게 높일 가능성이 있다”며 “루빈 시리즈가 성장 기회를 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루빈 인공지능 반도체가 높은 가격에도 강력한 수요를 증명한다면 자연히 HBM을 공급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의 성장에도 꾸준히 기여할 공산이 크다.
빅테크 기업을 비롯한 인공지능 반도체 주요 고객사들의 투자 확대 의지가 이를 통해 뚜렷하게 증명된다면 반도체 관련주의 투자심리 전반에도 훈풍으로 작용할 수 있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UBS는 인공지능 시장 성장이 주도하는 반도체 수요 강세가 일시적 현상에 그치지 않고 산업의 구조 자체를 바꿔내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전했다.
마이크론과 같은 메모리반도체 제조사들의 중장기 이익 창출 능력이 강화되면서 실적 안정성을 높이고 기업가치도 재평가받는 기회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이어졌다.
UBS는 최소한 2029년까지 마이크론의 수익성이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완전히 새로운 산업 구조가 점차 자리잡아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