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이환주 KB국민은행장이 취임 첫 해 ‘리딩뱅크’ 탈환에 성공했다. 

이 행장은 지난해 수수료이익 등 비이자 성장과 조달비용 감축으로 수익성을 개선하는 동시에 건전성 강화에도 성과를 거뒀다.
 
4년 만에 리딩뱅크 탈환한 KB국민은행, 이환주 1위 수성 최대 과제는 '기업금융'

이환주 KB국민은행장이 2025년 비이자이익 확대, 조달비용 감축 등으로 순이익 증가를 이끌면서 4년 만에 ‘리딩뱅크’ 탈환에 성공했다. 


다만 올해 리딩뱅크 수성은 만만찮은 일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경쟁 은행과 차이가 얼마 나지 않은 상황에서 가계대출 확대 부담을 안고 있어서다.

이 행장이 올해 2년 연속 리딩뱅크 타이틀을 거머쥐기 위해서는 기업금융 경쟁력 강화가 필수 과제로 꼽힌다.

6일 4대 금융지주 실적발표 자료를 종합하면 KB국민은행은 2025년 연결기준 순이익 3조8620억 원을 거둬 신한은행(3조7748억 원), 하나은행(3조7475억 원), 우리은행(2조6066억 원)을 제치고 국내 시중은행 순이익 1위에 올랐다.

KB국민은행이 순이익 1위, 이른바 리딩뱅크 타이틀을 되찾은 2021년 뒤 4년 만이다. 더군다나 이환주 행장은 취임 첫 해 리딩뱅크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방카슈랑스(은행 창구에서 보험 판매)와 펀드·신탁 등 수수료이익 개선에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충당금 부담을 털어낸 점이 주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순수수료이익 1조2035억 원을 거뒀다. 증시 활황에 따른 금융상품 판매 호조 등으로 2024년보다 8.1% 늘어났다. 

기타영업손익 적자폭도 줄면서 전체 비이자이익은 전년대비 52% 증가했다.

순이자이익은 정부 규제에 따른 가계대출 성장둔화를 조달비용 감축으로 대응하면서 4.2% 성장세를 보였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스타벅스, 삼성금융네트웍스와 파트너십 등을 통한 수신상품 강화를 비롯해 예금조달 경쟁력에 힘을 실으면서 저원가성 핵심예금이 10조 원가량 순증했다. 이에 따라 은행의 순이자마진(NIM)은 전년대비 0.04%포인트 하락 수준에서 방어했다.

이 행장은 건전성 관리에서도 성과를 보였다. 

국민은행은 2025년 전체 대출자산에서 부실대출로 분류되는 고정이하여신(NPL)비율이 0.28%로 전년보다 0.04%포인트 낮아졌다. 신한은행(0.04%포인트) 하나은행(0.06%포인트) 우리은행(0.08%포인트) 높아진 것과 비교된다.

이 행장은 2026년에는 기업금융 확대로 승부수를 띄울 준비를 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전날 KB금융그룹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올해 가계대출 성장제한이 예상되는 만큼 기업금융 방향으로 빠른 전환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올해는 기업금융을 여신 성장의 핵심 축으로 삼아 포트폴리오 다변화와 수익 증대를 동시에 노리겠다는 전략이다.

2026년 은행 전체 여신 성장률 목표를 5% 안팎으로 제시하면서 가계대출은 2~3%, 기업대출은 6~7% 성장률을 목표로 잡았다.

국민은행은 이를 위해 올해 영업채널 전략부터 기업여신 비중 확대에 초점을 맞췄다. 10억 원 이상의 기업대출은 종합금융센터, 일부 대형 지점에서만 취급했었는데 올해는 모든 영업점에서 규모 상관없이 기업여신 업무를 취급한다. 

나아가 자산관리(PB)센터에서도 기업대출 업무를 다룬다.
 
4년 만에 리딩뱅크 탈환한 KB국민은행, 이환주 1위 수성 최대 과제는 '기업금융'

▲ KB국민은행이 2025년 순이익 3조8620억 원을 거뒀다.


상반기 핵심성과지표(KPI) 지표에는 생산적금융 항목을 신설했다. 첨단산업을 비롯한 생산적금융 관련 업종의 기업대출을 취급하면 가산점을 부여하는 것이다. 

다만 영업환경이 녹록치 않다.

올해 은행권의 기업대출 시장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가 부동산시장 과열에 칼날을 세우면서 가계대출 규제를 강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은행은 2025년 기업대출 잔액이 194조1천억 원으로 전년대비 3.9% 늘어났다. 2024년(6.6%)보다 성장폭이 줄었다. 같은 기간 신한은행 기업대출 성장률도 12.5%에서 3.9%로, 우리은행은 7.2%에서 0.3%로 낮아졌다.

4대 은행 가운데서는 하나은행만 유일하게 기업대출 성장률이 2024년 2.6%에서 지난해 6.0%로 높아졌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총량 규제도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4대 시중은행 가운데 유일하게 가계대출 총량 규제를 소폭 넘겼다.

금융당국은 지난해부터 금융사들에서 연초 가계대출 증가액, 증가율 계획안을 받고 이를 초과할 경우 초과분만큼 다음해 가계대출 총량에서 차감하는 방식의 페널티를 부여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신한은행, 하나은행과 해마다 근소한 차이로 리딩뱅크 경쟁을 이어오고 있다. 

지난해도 국민은행이 리딩뱅크를 되찾았지만 2위인 신한은행, 3위인 하나은행과 차이는 1천억 원가량 밖에 나지 않는다.

언제라도 순위가 바뀔 수 있는 셈이다. 

국민은행은 올해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과징금 이슈도 안고 있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홍콩 ELS 관련 충당부채 2633억 원을 실적에 선반영했다.

하지만 금감원이 홍콩 ELS 불완전판매 관련 5개 은행에 사전통보한 과징금이 2조 원이고 이 가운데 국민은행 몫이 절반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인 만큼 올해 실적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이 행장은 2026년 신년사에서 “국민은행은 올해 리테일금융 1등을 넘어 기업금융과 자산관리를 선도할 수 있는 영업조직으로 변화해야 한다”며 “리딩뱅크 국민은행의 위상을 확실하게 다지는 한 해를 만들어가자”고 말했다.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