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한국전력공사가 원유 및 액화천연가스(LNG) 에너지 가격 하락에 산업계에서 전력요금 인하 압박이 커지고 있다.
김동철 한국전력공사 사장으로서는 부채 축소 과제가 시급한 상황에서 대기업을 비롯한 주요 수요처에서 전력 직구를 통한 이탈 문제까지 부각되는 점은 부담으로 작용할 여지가 크다.
2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한전은 2025년 사상 최대 수준의 영업이익을 거둔 것으로 추정되는데 앞으로도 이익 규모가 꾸준한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한전은 지난해 14조~15조 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거둔 것으로 추산됐다. 이는 한전의 역대 최대 연간 영업이익이었던 2016년 12조15억 원을 20% 이상 웃도는 수치다.
국제적으로 원유·석탄·LNG 등 에너지 가격 하락세에 연료비 부담이 크게 완화돼 지난해 4분기 전력도매가격(SMP)이 kWh(킬로와트시)당 95.2원으로 직전 분기보다 21.7% 하락한 데 따른 영향으로 분석된다.
SMP는 한전이 발전사로부터 전력을 구매하는 가격으로 한전 입장에서는 구매원가에 해당한다. SMP가 낮아질수록 전력 구매비용이 줄어 이익이 개선될 여지가 커진다.
올해 하반기에는 착공 9년 만에 가동 허가를 받은 새울 원자력발전소 3호기가 상업운전에 들어가면서 발전 단가가 추가로 낮아져 한전의 2026년 영업이익이 17조~19조 원까지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성종화 LS증권 연구원은 “한전은 2023년 3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한 뒤 이익 규모가 꾸준히 늘고 있다”며 “2026~2027년에는 유가가 안정화되면서 전력도매가격(SMP)도 일정 수준에서 유지돼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산업계를 중심으로 연료비 하락을 반영한 전기요금 인하 요구가 확산되는 모양새다.
지난 23일 대한상공회의소가 서울 중구 상의회관에서 개최한 ‘산업경쟁력 강화와 전기요금 세미나’에서는 연료비 연동제 하락 요인을 반영해 전기요금을 낮춰야 하지만, 3개월 단위로 연료비 변동분을 반영하도록 돼 있는 ‘연료비 조정단가’가 이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연료비 조정단가는 2022년 3분기부터 현재까지 최대치인 kWh당 +5원의 상한선이 유지되고 있다.
산업용 전기요금이 주택용 전기요금보다 비싸지는 ‘역전 현상’도 거론된다.
2024년 10월 산업용 전기요금은 9.7% 인상되며 kWh당 185.5원로 확대됐다. 2022년 1분기 105.5원에 머무르다 75.8%(80원) 상승한 셈이다.
반면 주택용 전기요금은 2023년 5월 150원 수준으로 인상된 뒤 2년6개월 넘게 동결된 상태다.
이에 실제로 기업들이 한전을 거치지 않고 전력거래소에서 직접 전력을 거래하는 ‘전력 직구’를 선택하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6월 LG화학이 전력 직구를 시작한 뒤 모두 20여 개 기업이 전력 직구를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시 대기업 이탈에 더욱 속도가 붙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전력요금을 인하할 경우 한전의 재무개선이 다시 어려워질 가능성이 크다.
한전은 2021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연료비가 급등하던 당시 물가 안정을 이유로 전력요금을 동결했고 그 결과 누적 적자가 39조 원까지 불어났다.
김동철 사장도 올해 신년사에서 “누적적자를 완전히 극복하지 못한 상황이기에 여전히 비상한 경각심을 유지해야 한다”며 “올해도 혼신을 다해 고강도 자구노력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전이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중심 정책에 따라 2038년까지 전력망 구축에 73조 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는 점도 전력요금 인하가 쉽지 않은 배경으로 꼽힌다.
이런 가운데 김 사장은 전력 직구 제도의 폐지를 주장하기도 했다.
김 사장 지난해 10월 열린 국정감사에서 “전력직접구매제도는 당초 전력시장 경쟁을 촉진해 전기요금의 부당한 인상을 막기 위한 제도였다"며 "이런 시장 논리가 작동하지 않는다면 직구 제도를 폐지하는 게 옳다"고 주장했다.
한전이 2021~2023년 에너지요금이 오를 때 기업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전기료를 동결하며 손실을 감내했는데 도매가격 하락한다고 해서 기업들이 전력직접구매제도를 채택하는 건 제도의 맹점을 악용하는 모양새라는 것이다.
한전에선 산업용과 주택용을 포함한 전기요금 체계 전반의 정상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전 관계자는 “누적 적자가 해소돼야 한전이 정상적 경영활동을 할 수 있다고 본다”며 “재무 문제가 해결되면 연료비 연동제도도 시장 논리에 따라 정상적으로 작동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경래 기자
김동철 한국전력공사 사장으로서는 부채 축소 과제가 시급한 상황에서 대기업을 비롯한 주요 수요처에서 전력 직구를 통한 이탈 문제까지 부각되는 점은 부담으로 작용할 여지가 크다.
▲ 김동철 한국전력공사 사장이 재무개선 과제가 시급한 상황에서 에너지 가격 하락에 따라 전력요금 인하 압박을 산업계에서 강하게 받고 있다. 사진은 김 사장이 지난해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는 모습. <연합뉴스>
2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한전은 2025년 사상 최대 수준의 영업이익을 거둔 것으로 추정되는데 앞으로도 이익 규모가 꾸준한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한전은 지난해 14조~15조 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거둔 것으로 추산됐다. 이는 한전의 역대 최대 연간 영업이익이었던 2016년 12조15억 원을 20% 이상 웃도는 수치다.
국제적으로 원유·석탄·LNG 등 에너지 가격 하락세에 연료비 부담이 크게 완화돼 지난해 4분기 전력도매가격(SMP)이 kWh(킬로와트시)당 95.2원으로 직전 분기보다 21.7% 하락한 데 따른 영향으로 분석된다.
SMP는 한전이 발전사로부터 전력을 구매하는 가격으로 한전 입장에서는 구매원가에 해당한다. SMP가 낮아질수록 전력 구매비용이 줄어 이익이 개선될 여지가 커진다.
올해 하반기에는 착공 9년 만에 가동 허가를 받은 새울 원자력발전소 3호기가 상업운전에 들어가면서 발전 단가가 추가로 낮아져 한전의 2026년 영업이익이 17조~19조 원까지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성종화 LS증권 연구원은 “한전은 2023년 3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한 뒤 이익 규모가 꾸준히 늘고 있다”며 “2026~2027년에는 유가가 안정화되면서 전력도매가격(SMP)도 일정 수준에서 유지돼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산업계를 중심으로 연료비 하락을 반영한 전기요금 인하 요구가 확산되는 모양새다.
지난 23일 대한상공회의소가 서울 중구 상의회관에서 개최한 ‘산업경쟁력 강화와 전기요금 세미나’에서는 연료비 연동제 하락 요인을 반영해 전기요금을 낮춰야 하지만, 3개월 단위로 연료비 변동분을 반영하도록 돼 있는 ‘연료비 조정단가’가 이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연료비 조정단가는 2022년 3분기부터 현재까지 최대치인 kWh당 +5원의 상한선이 유지되고 있다.
산업용 전기요금이 주택용 전기요금보다 비싸지는 ‘역전 현상’도 거론된다.
2024년 10월 산업용 전기요금은 9.7% 인상되며 kWh당 185.5원로 확대됐다. 2022년 1분기 105.5원에 머무르다 75.8%(80원) 상승한 셈이다.
반면 주택용 전기요금은 2023년 5월 150원 수준으로 인상된 뒤 2년6개월 넘게 동결된 상태다.
이에 실제로 기업들이 한전을 거치지 않고 전력거래소에서 직접 전력을 거래하는 ‘전력 직구’를 선택하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 기업들이 전기료 부담을 이유로 한전을 거치지 않고 전력거래소에서 직접 전력을 거래하는 ‘전력 직구’를 선택하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지난해 6월 LG화학이 전력 직구를 시작한 뒤 모두 20여 개 기업이 전력 직구를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시 대기업 이탈에 더욱 속도가 붙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전력요금을 인하할 경우 한전의 재무개선이 다시 어려워질 가능성이 크다.
한전은 2021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연료비가 급등하던 당시 물가 안정을 이유로 전력요금을 동결했고 그 결과 누적 적자가 39조 원까지 불어났다.
김동철 사장도 올해 신년사에서 “누적적자를 완전히 극복하지 못한 상황이기에 여전히 비상한 경각심을 유지해야 한다”며 “올해도 혼신을 다해 고강도 자구노력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전이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중심 정책에 따라 2038년까지 전력망 구축에 73조 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는 점도 전력요금 인하가 쉽지 않은 배경으로 꼽힌다.
이런 가운데 김 사장은 전력 직구 제도의 폐지를 주장하기도 했다.
김 사장 지난해 10월 열린 국정감사에서 “전력직접구매제도는 당초 전력시장 경쟁을 촉진해 전기요금의 부당한 인상을 막기 위한 제도였다"며 "이런 시장 논리가 작동하지 않는다면 직구 제도를 폐지하는 게 옳다"고 주장했다.
한전이 2021~2023년 에너지요금이 오를 때 기업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전기료를 동결하며 손실을 감내했는데 도매가격 하락한다고 해서 기업들이 전력직접구매제도를 채택하는 건 제도의 맹점을 악용하는 모양새라는 것이다.
한전에선 산업용과 주택용을 포함한 전기요금 체계 전반의 정상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전 관계자는 “누적 적자가 해소돼야 한전이 정상적 경영활동을 할 수 있다고 본다”며 “재무 문제가 해결되면 연료비 연동제도도 시장 논리에 따라 정상적으로 작동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경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