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이재명 대통령이 다주택자의 양도소득세 중과세 유예는 없다고 못박으면서 다주택자들의 매도 시간표가 5월9일로 압축됐다.
시장에서는 세부담에 당장 급매물이 나올 수 있겠지만 장기적으로는 ‘매물잠김’이 도리어 심화될 수 있다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다주택자 규모가 이미 감소세를 보이고 있는데다 지역별 온도차도 크다는 점이 근거로 꼽힌다.
26일 부동산 정보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 전체 아파트 매물수는 5만5695개로 지난해 같은 날짜(8만9060건) 대비 37.4% 감소했다. 올해 들어 5만5천~5만7천 개수준을 유지하고 있는데 이는 2023년 2~3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거래절벽’ 현상이 대출과 거래 규제 등을 골자로 하는 지난해 6·27대책과 10·15대책 이후로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이런 가운데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는 멈추고 있지 않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1월 셋째 주까지 50주 연속 올랐다. 강남3구와 성동구 등 한강벨트 신축 및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신고가 거래가 이어진 영향이 컸다.
이재명 대통령은 시장 안정 열쇠로 다주택자 매물 출회를 지목해 양도세 중과세를 시사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개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가 5월9일 끝나는 것은 지난해 2월에 이미 정해진 것이었다”며 “재연장을 위한 법 개정이 또 이뤄질 것이란 생각은 오산이며 비정상적 버티기가 이익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세는 한 세대에 2주택 이상을 지닌 사람이 주택을 양도할 때 누진세율을 적용하는 제도다. 조정대상지역 주택을 양도할 때는 2주택자는 일반누진세율에 20%포인트, 3주택 이상은 30%포인트를 추가한 세율이 중과세율이 적용된다.
윤석열정부 출범 이후로 해마다 1년씩 유예돼 온 것을 이 대통령이 재개로 못박은 것이다.
시장은 이런 정부의 강한 의지에 술렁이고 있다. 이 대통령은 전날 관련 글만 4개를 올리며 시장의 ‘버티기 심리’를 타파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했다.
다주택자가 중과세 부담 가중을 이유로 집을 팔려면 이 대통령이 시사한 5월9일 이전까지 매수자를 구해야 한다. 주택 매매 절차를 고려하면 시간이 많이 남아 있다고 볼 수는 없다.
매물 출회 압박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중과세 유예가 종료되면 규제지역 다주택자는 최고 82.5%의 실효세율을 적용받는 등 세부담이 무거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은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10·15대책으로 서울 전역이 거래 규제지역으로 지정돼 유예 종료 이전에 다주택자의 매도 물량이 집중될 수 있다”며 “장기보유특별공제율 인하나 누진세율 인상으로 고가주택 시세차익 세부담을 늘릴 가능성도 제기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최근 서울 다주택자가 줄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중과세 부활 조치가 구조적 매물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분석이 현재까지는 우세하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서울 거주 2주택 이상 보유자는 2024년 기준 37만2천 명으로 집계됐다. 다주택자 비중은 과거 2019년 39만2천 명 가량까지 올라섰지만 2023년과 2024년 37만 명 선에서 움직였다.
주택소유주들이 매도보다는 보유나 증여 등으로 ‘버티기’에 돌입할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류태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서울의 2주택자 소유주 비율은 2024년 기준 전체의 14% 수준으로 매물 증가는 일시적일 가능성이 높고 가격 조정 압력보다 매물 잠김 현상이 우려된다”며 “또한 양도세 중과가 재개되면 일부 다주택자는 매도보다 보유 또는 증여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지난해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를 주도한 지역이 강남3구와 마포·용산·성동구 등 일부에 그쳐 서울 내에서도 편차가 드러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외곽지역에서는 아파트값이 크게 오르지 않았던 만큼 양도차익도 크지 않고 세부담 차이도 높지 않다는 것이다.
서울 집값 상승률은 지난해 8.7%로 통계 작성 이래 최고 수준으로 기록됐다. 자치구 25곳 가운데 송파구(20.9)%와 성동구(19.1%), 마포구(14.2%) 등은 크게 올랐지만 중랑구(0.78%)와 도봉구(0.88%), 강북구(0.99%) 등의 상승세는 상대적으로 미미했다.
남혁우 우리은행 WM영업전략부 부동산연구원은 “양도차익이 큰 지역에서는 매물들이 단기적으로 나올 수 있다”며 “다만 구조적으로 매물이 지속적으로 나오기에는 제한이 있어 보이며 5월9일 이전에 나온 매물들이 일정 시간이 지나며 소진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오히려 다주택자 규제 강화가 ‘똘똘한 한 채’ 현상을 심화시키며 시장을 밀어올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그만큼 보유세의 향방과 1월 중 발표가 예고된 공급대책의 실효성이 시장 가늠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다주택자 규제가 강화되면 상급지를 중심으로 ‘똘똘한 한 채’ 선호는 더욱 커지며 보유세가 조정되면 부동산은 부유층 중심의 이른바 ‘지위재’로 변모할 수 있다”며 “양도세 중과 유예는 가족 단위로 거주 가능한 전세 매물이 줄어드는 등 임대 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바라봤다.
그러면서 “지난해부터 진행된 ‘에브리띵 랠리(모든 자산 가격이 동시에 상승하는 것)’의 시기에 특정 유형의 실물자산, 그것도 주요 지역의 부동산 및 주택유형 가격만 오르지 않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김환 기자
시장에서는 세부담에 당장 급매물이 나올 수 있겠지만 장기적으로는 ‘매물잠김’이 도리어 심화될 수 있다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다주택자 규모가 이미 감소세를 보이고 있는데다 지역별 온도차도 크다는 점이 근거로 꼽힌다.
▲ 이재명 대통령이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는 없다고 못박으면서 다주택자들의 시간표가 5월9일로 압축됐다. 사진은 미세먼지가 뒤덮인 서울 아파트 모습. <연합뉴스>
26일 부동산 정보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 전체 아파트 매물수는 5만5695개로 지난해 같은 날짜(8만9060건) 대비 37.4% 감소했다. 올해 들어 5만5천~5만7천 개수준을 유지하고 있는데 이는 2023년 2~3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거래절벽’ 현상이 대출과 거래 규제 등을 골자로 하는 지난해 6·27대책과 10·15대책 이후로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이런 가운데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는 멈추고 있지 않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1월 셋째 주까지 50주 연속 올랐다. 강남3구와 성동구 등 한강벨트 신축 및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신고가 거래가 이어진 영향이 컸다.
이재명 대통령은 시장 안정 열쇠로 다주택자 매물 출회를 지목해 양도세 중과세를 시사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개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가 5월9일 끝나는 것은 지난해 2월에 이미 정해진 것이었다”며 “재연장을 위한 법 개정이 또 이뤄질 것이란 생각은 오산이며 비정상적 버티기가 이익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세는 한 세대에 2주택 이상을 지닌 사람이 주택을 양도할 때 누진세율을 적용하는 제도다. 조정대상지역 주택을 양도할 때는 2주택자는 일반누진세율에 20%포인트, 3주택 이상은 30%포인트를 추가한 세율이 중과세율이 적용된다.
윤석열정부 출범 이후로 해마다 1년씩 유예돼 온 것을 이 대통령이 재개로 못박은 것이다.
시장은 이런 정부의 강한 의지에 술렁이고 있다. 이 대통령은 전날 관련 글만 4개를 올리며 시장의 ‘버티기 심리’를 타파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했다.
다주택자가 중과세 부담 가중을 이유로 집을 팔려면 이 대통령이 시사한 5월9일 이전까지 매수자를 구해야 한다. 주택 매매 절차를 고려하면 시간이 많이 남아 있다고 볼 수는 없다.
매물 출회 압박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중과세 유예가 종료되면 규제지역 다주택자는 최고 82.5%의 실효세율을 적용받는 등 세부담이 무거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은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10·15대책으로 서울 전역이 거래 규제지역으로 지정돼 유예 종료 이전에 다주택자의 매도 물량이 집중될 수 있다”며 “장기보유특별공제율 인하나 누진세율 인상으로 고가주택 시세차익 세부담을 늘릴 가능성도 제기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최근 서울 다주택자가 줄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중과세 부활 조치가 구조적 매물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분석이 현재까지는 우세하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서울 거주 2주택 이상 보유자는 2024년 기준 37만2천 명으로 집계됐다. 다주택자 비중은 과거 2019년 39만2천 명 가량까지 올라섰지만 2023년과 2024년 37만 명 선에서 움직였다.
주택소유주들이 매도보다는 보유나 증여 등으로 ‘버티기’에 돌입할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류태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서울의 2주택자 소유주 비율은 2024년 기준 전체의 14% 수준으로 매물 증가는 일시적일 가능성이 높고 가격 조정 압력보다 매물 잠김 현상이 우려된다”며 “또한 양도세 중과가 재개되면 일부 다주택자는 매도보다 보유 또는 증여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시 예상되는 세율 변화표. <유진투자증권>
서울 집값 상승률은 지난해 8.7%로 통계 작성 이래 최고 수준으로 기록됐다. 자치구 25곳 가운데 송파구(20.9)%와 성동구(19.1%), 마포구(14.2%) 등은 크게 올랐지만 중랑구(0.78%)와 도봉구(0.88%), 강북구(0.99%) 등의 상승세는 상대적으로 미미했다.
남혁우 우리은행 WM영업전략부 부동산연구원은 “양도차익이 큰 지역에서는 매물들이 단기적으로 나올 수 있다”며 “다만 구조적으로 매물이 지속적으로 나오기에는 제한이 있어 보이며 5월9일 이전에 나온 매물들이 일정 시간이 지나며 소진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오히려 다주택자 규제 강화가 ‘똘똘한 한 채’ 현상을 심화시키며 시장을 밀어올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그만큼 보유세의 향방과 1월 중 발표가 예고된 공급대책의 실효성이 시장 가늠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다주택자 규제가 강화되면 상급지를 중심으로 ‘똘똘한 한 채’ 선호는 더욱 커지며 보유세가 조정되면 부동산은 부유층 중심의 이른바 ‘지위재’로 변모할 수 있다”며 “양도세 중과 유예는 가족 단위로 거주 가능한 전세 매물이 줄어드는 등 임대 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바라봤다.
그러면서 “지난해부터 진행된 ‘에브리띵 랠리(모든 자산 가격이 동시에 상승하는 것)’의 시기에 특정 유형의 실물자산, 그것도 주요 지역의 부동산 및 주택유형 가격만 오르지 않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김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