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하이 대한민국 임시정부 청사 외관. 왼쪽부터 복원전, 복원직후(1993년), 최근 모습. <삼성전자>
삼성물산은 한중 정식 수교(1992년) 이전인 1990년부터 중국 시장 진출을 준비하던 가운데, 상하이 임시정부 청사가 사라질 위기에 놓인 것을 알고 복원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청사는 1926년 7월부터 임시정부가 항저우로 옮겨간 1932년 4월까지 약 6년 동안 임시정부의 심장부 역할을 했지만, 그 뒤 오랫동안 민가로 방치되면서 원형을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심각하게 훼손됐다.
이재청 당시 삼성물산 유통본부 영업담당 부장은 중국 상하이 출장에서 돌아와 사내 문화사업 공모에 ‘상하이 임시정부 청사 복원 건’을 제안했다.
이 제안이 사업 대상으로 선정돼, 본사 경영회의를 통해 한국의 정통성을 드높이고 선인들의 애국정신을 계승하자는 취지로 ‘숭산 프로젝트’로 명명됐다.
삼성물산은 당시 문화부와 독립기념관의 협조를 얻어 1991년 중국 상하이시 측과 복원합의서를 채택하고, 이주비용을 지원해 건물에 거주하던 주민들의 이주를 마쳤다.
복원 과정에서는 계단과 창틀 등 건물의 세세한 부분까지 손질했으며, 1920년대에 사용하던 탁자와 의자, 침대 등을 수소문 끝에 수집해 당시 회의실과 부엌, 접견실, 집무실, 숙소 등의 모습을 그대로 재현했다.
1993년 4월13일 임시정부 수립 기념일에 맞춰 진행된 준공식에는 김구 주석의 아들 김신 전 교통부 장관, 안중근 의사의 조카 안춘생 전 광복회장, 윤봉길 의사의 손자 윤주웅 씨, 최창규 독립기념관장, 신세길 삼성물산 사장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윤주웅씨는 당시 삼성물산에 보낸 감사편지에서 “할아버지가 비감한 마음으로 수시로 드나들었을 임시정부 청사가 복원되는 것을 보니 설렘을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다”며 “이렇게 보존될 수 있게 노력해준 삼성물산과 독립기념관, 정부 관계자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이 밖에도 삼성물산은 중국에 산재돼 있는 한국 문화재 실태조사를 통해 문물과 전적, 유적지 등 1400여 건의 문화재를 발굴하고 중국과 국내에서 관련 책자를 발간하기도 했다. 조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