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일(현지시각) 슬로베니아 크란스카고라에서 열린 2025~2026 알파인 스키 월드컵에서 한 선수가 스키 슬로프를 타고 내려오고 있다. <연합뉴스>
4일(현지시각) 유로뉴스는 2015년부터 2024년까지 유럽의 스키 비용 지출이 34.8%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유럽연합(EU) 통계청에 따르면 같은 기간 동안 물가상승률은 약 27%였는데 스키장 이용료가 이를 상회한 것이다.
유로뉴스는 스키장 이용료가 크게 치솟은 이유는 기후변화로 유럽 대륙 전체에 눈이 심각하게 부족해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유럽의 스키 리조트들은 부족한 눈을 인공 눈으로 채우고 있다. 이탈리아 통신사 AGI에 따르면 스키 슬로프 1헥타르를 생산하기 위해 필요한 비용은 약 1만5천 유로(약 2500만 원)다.
생산 비용 자체만 놓고 보면 적지만 인공 눈 생산을 위한 수자원을 조달하는 과정에서 들어가는 사회경제적 비용이 막대한 것으로 파악됐다.
세계자연기금(WWF)에 따르면 스키 슬로프 1헥타르를 겨울 시즌 동안 인공 눈으로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수자원은 인구 150만 명 규모 소도시의 연강 물 소비량과 맞먹는다.
이에 크리스토프 클리바즈 스위스 로잔대 교수는 유로뉴스를 통해 "스키는 부유층의 스포츠가 될 것"이라며 "이미 그렇지만 슬로프 유지 관리 비용이 증가함에 따라 앞으로 더욱 그렇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로뉴스는 스키 리조트들은 지금은 인공 눈을 활용해서라도 운영할 수 있지만 몇십 년 뒤에는 그렇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2021년에 캐나다 워털루대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기온상승이 산업화 이전 대비 2도 아래로 억제되더라도 노르웨이 오슬로, 릴레함메르 등을 제외하면 2050년부터는 유럽에서 동계 올림픽을 개최할 수 있는 지역이 없기 때문이다.
이에 올해 2월6일에 이탈리아 밀라노-코르티나에서 개최되는 동계 올림픽은 유럽에서 개최되는 거의 마지막 동계 올림픽이 될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실제로 이미 밀라노-코르티나보다 남쪽 지방에 위치한 스키 리조트들은 문을 닫아야 할 정도로 위기에 처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탈리아 중부 아펜니노 산맥 일대는 눈이 거의 오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프랑수아 위그 프랑스 국립농업식품환경연구소(INRAE) 연구원은 유로뉴스와 인터뷰에서 "아펜니노 산맥은 그나마 운신의 여지가 어느 정도 있지만 이베리아 반도의 산악지대는 이제는 동계 스포츠에만 집중해서는 긍정적 경제적 성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태"라고 말했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