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대 기업 신임 CEO 평균 연령 2세 낮아져, 내부 출신 비중 확대

▲ 2025~2026년 신규 CEO 평균 연령 및 직무 분포. <리더스인덱스>

[비즈니스포스트] 국내 대기업 신규 최고경영자(CEO)의 나이가 평균 2세 낮아졌다.

30일 리더스인덱스조사 결과, 500대 기업 가운데 올해 6월부터 연말까지 인사가 난 2026년도 신임 CEO는 모두 55명으로, 2025년 57명(2024년 12월~2025년 3월 기준)보다 소폭 줄었다.

이들의 평균 연령은 57.7세로, 2025년(59.8세) 대비 2.1세 낮아진 것으로 집계됐다. 50대 초반 CEO들이 전면에 등장하며 체감 연령이 한층 젊어졌다. 

연령 분포를 보면 60년대생이 42명으로 여전히 주를 이뤘고, 70년대생이 11명으로 뒤를 이었다. 50년대생은 1명에 그쳤다.

최연소는 자동차 부품 제조사 HL클레무브의 이윤행(43세) 사장으로, 신규 CEO 가운데 유일한 80년대생이다.

다만 이 사장은 정몽원 HL그룹 회장의 맏사위로, 오너일가 특수성이 반영된 사례라는 점에서 일반적인 세대교체 흐름으로 보기는 어렵다.

이번 인사에서 두드러진 변화는 자사 출신 CEO 비중 확대다.

신규 CEO 55명 가운데 52명(94.5%)이 내부 인사였다. 전년(89.5%, 51명) 대비 숫자 증가는 크지 않지만, 신규 CEO 전체에서 내부 출신이 차지하는 비중이 구조적으로 커졌다는 데 의미가 있다.

경기 불확실성이 높아진 기업 환경에서 외부 수혈을 통한 신사업 확장보다 조직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내부 검증을 우선하는 보수적 인사 기조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직무 전문성에서도 변화가 감지됐다.

재무 출신 CEO 비중은 28.1%(16명)에서 23.6%(13명)로 낮아진 반면, 생산·제조 부문 출신은 1.8%(1명)에서 10.9%(6명)로 크게 늘어난 것이다.

출신 대학(학부 기준)은 여전히 이른바 '스카이(서울대·고려대·연세대)' 중심이지만, 신규 CEO 인사에서 한양대 출신이 증가하는 변화가 나타났다

2025년도 신규 CEO 출신 대학은 연세대 9명, 서울대 8명, 고려대 8명 순이었는데, 2026년도 인사에서는 서울대 출신이 12명으로 크게 늘었고, 연세대와 한양대가 각각 7명으로 뒤를 이었다. 고려대 출신은 4명에 머물렀다.

여성 CEO는 2025년도 1명(이수미 OCI홀딩스 부사장)에서 2명으로 늘어났다.

연말 인사에 앞서 지난 9월 말 수시 인사를 통해 선임된 이선주 LG생활건강 사장과 현대차그룹 계열사 최초 여성 CEO가 된 김정아 이노션 대표가 이름을 올렸다.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