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AI 벤처투자 비중 글로벌 1% 수준, 머스크 'xAI' 16조 유치로 1위

▲ 전 세계 AI분야 벤처투자 추이(왼쪽)과 AI분야 벤처투자 유치 상위 12개국 현황. <대한상공회의소>

[비즈니스포스트] 글로벌 벤처투자 자금이 인공지능(AI) 분야로 쏠리는 가운데 한국의 AI 벤처투자 유치 비중은 글로벌의 1%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공회의소는 17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운영하고 있는 AI정책저장소의 벤처투자 통계를 분석해 발표했다.

2025년 1~3분기까지 전 세계에서 AI분야에 투자된 벤처투자액은 총 1584억 달러로 10년 전인 2015년 400억 달러에 비해 약 4배 증가했다.

전체 벤처투자액 가운데 AI분야에 투자된 비중은 2015년 20%에서 2025년 55.7%까지 급증했다. 생성형 AI가 본격화된 2023년을 기점으로 급증했으며, 글로벌 벤처투자의 절반이상이 AI로 집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국가별로 보면, 2025년 AI분야 벤처투자액 1584억달러 중 72%인 1140억달러가 미국기업에게 투자됐다. 2024년에는 해당비중이 64.4%였는데 쏠림이 더욱 커진 것이다.

올해 기준, AI분야 벤처투자 유치 2위 국가는 영국으로 115억 달러를 기록했고, 3위는 90억 달러의 중국이 차지했다. 우리나라는 15억7천만 달러로 9위를 기록했으며, 규모 면에선 미국의 1/73 수준이었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AI분야 유망 스타트업을 향한 글로벌 투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지만, 국내로 들어오는 투자 규모는 이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며 "투자는 결국 시장이 느끼는 기업의 매력도와 경쟁력의 결과인 만큼, 우리가 얼마나 많은 유망 AI기업을 만들어내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2024년에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벤처투자를 받은 기업은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xAI'였다.

미국의 생성형 AI 스타트업인 'xAI'는 작년 한 해 총 110억 달러(약 16조 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2위는 빅데이터 전문기업 '데이터브릭스(Databricks)'로 85억 달러(약 12조 원)를 유치했고, 3위는 챗GPT 개발사인 '오픈AI'로 총 66억 달러(약 10조 원)를 유치했다. 모두 미국 스타트업이다.

미국기업 다음으로 많은 벤처투자를 받은 AI 스타트업은 중국 기업들이었다. 자율주행 전기차를 개발하는 '아이엠 모터스(IM Motors)'는 2024년 13억2천만 달러를 유치했으며, 딥시크를 개발한 '문샷 AI(Moonshot AI)'는 13억 달러의 투자를 유치했다.

우리나라 기업 중에는 AI 반도체 기업인 '리벨리온(Rebellions)'이 총 1억4천만달러를 유치하며 최상위에 올랐으나 글로벌 선도기업과 격차는 컸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벤처투자 시장에서 우리 스타트업들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국내 여건을 고려한 스타트업 집중 육성과, 규제환경 정비가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구자현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AI 반도체 팹리스와 로보틱스·제조 현장에 결합된 피지컬 AI 등 우리나라가 상대적인 비교우위를 확보할 수 있는 사업모델을 중심으로, 유망한 AI 스타트업의 스케일업을 체계적으로 지원해야 한다"며 "이와 함께 선도적인 스타트업에 적극적으로 리스크를 감내할 수 있는 모험자본의 확충도 병행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강석구 대한상의 조사본부장은 "글로벌 AI 경쟁이 이른바 머니게임의 양상을 보이면서 각국이 투자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다"며 "승자독식의 경향이 큰 AI분야에서 명실상부한 3강 국가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우리의 경쟁력과 시장여건을 고려하여 AI 강점 분야를 세분화해 스타트업을 전략적으로 집중 육성하고, 다양한 사업모델이 시장에 출시되기 위한 규제 시스템 재정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