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SK에코플랜트가 험로가 예상되는 기업공개(IPO) 추진에 본격 나서면서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 지 귀추가 주목된다.

장동현 SK에코플랜트 대표이사 부회장은 내년 가시화되는 재무적 부담을 털기 위해서라도 기업공개와 관련한 난관을 정면으로 돌파할 태세다.
 
SK에코플랜트 '리스크' 안고 IPO 추진 본격화, 장동현 선택은 정면 돌파

장동현 SK에코플랜트 대표이사 부회장이 기업공개를 향해 정면돌파에 나선다.


10일 투자은행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SK에코플랜트는 최근 재무적 투자자(FI)에게 내년 1월20일까지 한국거래소에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 청구서를 제출한다는 계획을 알린 것으로 파악된다.

SK에코플랜트의 상장 주관사인 NH투자증권은 이번 주 중으로 한국거래소와 사전 협의를 시작한다.

다만 SK에코플랜트의 기업공개 추진을 놓고는 우려의 목소리가 여전하다.

SK에코플랜트가 미국 자회사의 2022년, 2023년 회계처리와 관련해 올해 10월에 증권선물위원회로부터 중과실에 의한 회계기준 위반을 이유로 과징금 54억1천만 원, 감사인 지정 2년 등 조치를 받았기 때문이다.

회계처리 관련 감리에 따라 과징금 등 조치를 받은 사실은 예비심사 단계에서 기각 사유가 될 수 있다. 회계기준 위반을 이유로 예비심사에서 기각을 당하면 이후 3년 동안 예비심사를 신청할 수 없게 된다.

SK에코플랜트로서는 증선위로부터 제재를 받은 시기가 올해 10월로 상장 추진 시기와 가깝다는 점에서 예비심사 통과에 부담이 클 수 있다.

다만 회계처리가 문제 된 미국 자회사가 비상장인 데다 매출 등 규모가 크지 않다는 점은 심사 절차 진행을 낙관적으로 볼 수 있는 요인으로 꼽힌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SK에코플랜트가 미국 자회사 회계기준 위반 이유로 상장을 거부당할지는 실제로 심사가 진행돼 봐야 알 수 있는 것”이라며 “다만 예비심사 결과에 변수가 될 가능성까지는 배제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SK에코플랜트의 기업공개를 둘러싼 상황을 고려하면 장 부회장은 상당한 위험부담을 안고 추진을 강행하는 상황으로 읽힌다.

장 부회장으로서는 SK에코플랜트가 내년 7월까지 기업공개를 성공하지 못하면 재무적 부담이 커지는 점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SK에코플랜트 '리스크' 안고 IPO 추진 본격화, 장동현 선택은 정면 돌파

▲ SK에코플랜트는 2026년 1월 중으로 한국거래소에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SK에코플랜트는 2022년에 사전 기업공개(Pre-IPO) 투자를 유치하면서 1조 원 규모의 상환전환우선주(RCPS)와 전환우선주(CPS)를 발행했다.

전환우선주 투자자들에는 2026년 7월까지 기업공개를 마치겠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시한을 지키지 못하면 투자금을 상환하거나 배당률을 첫 해 5%에서 시작해 이후 매년 3%포인트씩 높여야 한다.

SK에코플랜트가 내년 7월까지 기업공개를 성공하지 못하면 연간 수백억 원 규모의 추가적 재무적 부담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적으로 반도체 산업의 호황과 함께 올해 하반기부터 국내 주식 시장이 활황을 보이고 있다는 점도 장 부회장의 마음을 바쁘게 만드는 요인으로 보인다.

SK에코플랜트가 반도체 인프라 기업으로 변화에 강하게 힘을 싣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2026년은 놓칠 수 없는 기업공개 시기일 수 있다.

SK에코플랜트는 이번 정기 사장단 인사를 통해 SK하이닉스에서 반도체 양산총괄을 맡았던 김영식 사장을 임명하는 등 반도체 인프라 기업으로서 색깔 내기에 공을 들이고 있다.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주관사 선정 이후 지속적으로 기업공개를 추진하고 있다”며 “국내외 경제 여건이나 증시의 흐름 등 다양한 상황을 고려해 예비심사를 청구할 적절한 시기를 놓고 신중하게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