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제임스 롯데바이오로직스 대표(사진)가 2027년 송도 1공장 가동을 앞두고 상업생산 수주를 확보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현재 롯데바이오로직스의 수주 물량은 임상 단계 후보물질 중심에 머물러 있는 만큼 장기적인 수익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선 대형 상업화 물량 확보가 필수적이다.
27일 롯데바이오로직스 안팎에 따르면 롯데그룹의 미래 성장 동력인 바이오사업을 이끌고 있는 박제임스 대표의 과제가 더욱 무거워졌다는 시선이 나온다.
현재 미국 시러큐스 공장(4만 리터 규모)에 이어 2027년이면 송도 1공장 가동(12만 리터 규모)이 시작되는 만큼 수주 물량 확보가 중요해졌다. 공장 가동률을 조기에 끌어올려 수익성을 확보하려면 미리 충분한 물량을 확보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여기에 26일 롯데그룹 인사에서 신유열 롯데지주 부사장이 롯데바이오로직스 각자대표로 선임되면서, 그룹 차원의 바이오사업 전략적 위상과 성과 압박도 강화됐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두 대표의 주요 역할을 정리하는 과정에 있는데, 실질적인 수주 활동 총괄은 박제임스 대표가 핵심 역할을 맡을 가능성이 크다. 박제임스 대표는 글로벌 대형 제약사인 머크와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를 거친 영업전문가로 평가받는다. 글로벌 대형 제약사인 머크와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를 거쳐 2016년 삼성바이오로직스에 합류해 글로벌영업센터장으로 일하면서 7년 동안 약 7조 원(약 55억 달러) 규모 계약을 이끌어낸 경험이 있다.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은 초기 투자비용이 높지만 수주 물량을 확보하면 안정적인 실적을 기대할 수 있다. 다만 CDMO 산업 특성상 고객사는 장기적인 파트너십을 고려해 위탁 생산업체를 선택하기 때문에 ‘트랙레코드(Track Record)’가 핵심 경쟁력으로 꼽힌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에서 후발주자이니만큼 박제임스 대표의 리더십이 중요하게 여겨진다.
아울러 롯데바이오로직스는 1공장 완공 후 순차적으로 2공장과 3공장을 착공해 2030년까지 인천 송도에 총 36만 리터 규모의 항체 의약품 생산 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다. 1공장 가동 이후 이어지는 대규모 투자 계획의 성패를 좌우할 수 있기 때문에 첫 단추인 1공장 성과가 중요하다.
이에 박제임스 대표는 2024년 말 취임 후 국제 전시회와 콘퍼런스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글로벌 고객 접점을 넓히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는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 ‘월드 ADC 아시아’, ‘바이오 USA' 참가했으며 하반기에는 '바이오재팬 2025’, ‘CPHI월드와이드’, ‘월드ADC 2025'에 참가해 수주 활동에 나섰다.
▲ 박제임스 대표는 2024년 말 취임 후 국제 전시회와 콘퍼런스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글로벌 고객 접점을 넓히고 있다
이 과정에서 의미 있는 수주 성과도 거뒀다. 4월에는 창립 이후 첫 수주로 아시아 소재 바이오기업과 ADC 임상용 후보물질 생산 계약을 체결했다. 이어 6월에는 뉴욕 시러큐스 바이오 캠퍼스에서 오티모파마의 항체신약 ‘잔키스토미그(Jankistomig)’ 원료의약품(DS) 생산 계약을 따냈다. 9월에는 미국에 본사를 둔 글로벌 바이오 기업과 면역 혁신 신약 후보물질의 임상 3상과 상업화 프로젝트 위탁생산(CMO) 계약을 맺었다.
다만 아직 상업생산 수주는 없다는 것이 약점으로 지적된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시러큐스 공장 인수를 통해 확보한 미국 식품의약국(FDA), 유럽 의약품청(EMA) 등 62건 이상의 규제기관 승인 경험을 내세우고 있다.
미국 ‘생물보안법’ 통과 움직임에 따라 글로벌 수주 확대 기회를 맞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해당 법안은 이미 상•하원을 통과해 트럼프 대통령 승인만 남아 있다. 법안이 최종 발효되면 우시바이오로직스 등 중국 업체로 향하던 수주가 다른 기업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크다. 미국과 한국에 공장을 보유해 지정학적 이점을 확보한 롯데바이오로직스에게는 수주 확대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김민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