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인공지능(AI) 확산으로 불어나는 초대형 투자 수요를 기존 금융·규제 환경에서 감당하기 어렵다는 주장했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20일 서울 여의도 CCMM빌딩에서 한국경제인협회, 대한상공회의소, 한국중견기업연합회이 공동개최한 제2차 기업성장포럼에서 "저희는 금산분리를 원하는 게 아니었다"며 "(대규모 AI) 투자를 감당할 새로운 제도를 마련해달라는 게 제 생각"이라고 말했다.
 
대한상의 회장 최태원 "'금산분리' 원하는 것 아냐, 대규모 투자 감당할 새 제도 필요"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20일 서울 여의도 CCMM빌딩에서 열린 '제2회 기업성장포럼'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은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대한상공회의소>


최 회장은 또 "자꾸 기업 하는 사람이 '돈이 없다', '돈을 주십시오'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게 왜곡돼서 '금산분리를 해주십시오'라는 이야기로 마구 넘어갔다"며 "저희가 원하는 건 금산분리가 아니다. 이 숙제를 해낼 수 있는 방법론이 필요하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기업성장포럼은 한국경제인협회와 대한상공회의소, 중견기업연합회가 지난 9월 공동 출범한 정책 협의체로 기업 규모별 차등규제·지원 불균형 해소를 통한 기업 성장사다리 복원을 목표로 한다.

이날 열린 2차 포럼은 '성장지향형 기업생태계 구축을 위한 혁신 전략'을 주제로,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최 회장, 정철 한국경제인협회 연구총괄대표 등 정부와 국회, 학계 인사가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최 회장은 글로벌 AI 경쟁이 규모와 속도의 게임으로 재편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여태까지 보지 못했던 숫자들을 각 나라들이 투자하고 있다. '이게 말이 되나'라고 할 정도의 숫자들이 나온다"며 "국민성장 펀드가 150조 원 규모로 조성되지만 솔직히 그것도 부족하다. 1호에 이어 2호, 3호, 4호를 계속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이어 "규모뿐 아니라 속도의 게임도 있다. 누가 먼저 리딩 기업이 되느냐가 경제안보에도 영향을 미친다"며 "집중화된 자금과 플랜을 만들지 못하면 이 AI 게임에서 살아남기 쉽지 않다"고 짚었다.

최근 정부는 첨단산업에 대한 투자 필요성에 따른 재계의 요청으로 금산분리 규제완화를 검토하고 있다.

구 부총리는 전날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글로벌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정부가 못하는 부분에 대규모 자본조달이 꼭 필요하다면 어떤 방법과 범위로 할지 관계부처와 협의해 적극적으로 하려고 한다"며 금산분리의 근본적 정신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조성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