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몸집 불리는 중국 파운드리에 차별화, 한진만 '메모리+파운드리+패키징' 턴키로

▲ 삼성전자가 SMIC 등 중국 파운드리의 추격에 맞서 '메모리+파운드리+패키징' 턴키 서비스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SMIC와 화홍반도체 등 중국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들이 흡수 합병과 자산 재편을 통해 몸집을 불리며, 새해부터 삼성전자 파운드리 추격을 가속화하고 있다.

중국 파운드리의 맹추격은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에 단기적 점유율 압박과 함께 중국 고객사 이탈이라는 이중 과제를 던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한진만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장 사장은 2나노 첨당공정 수율(완성품 비율)을 개선하는 동시에 '메모리+파운드리+패키징' 턴키(일괄) 서비스를 통해 경쟁업체와 차별화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5일 반도체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중국 2위이자 세계 6위 파운드리인 업체인 중국 화홍반도체가 지난 12월31일 '상하이 화리 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의 지분 약 97.5%를 약 82억7천만 위안(약 1조7천억 원)에 인수해 100% 자회사로 만들며 반도체 생산능력을 확대했다.

화홍반도체는 이번 인수를 통해 화리가 보유한 40/55/65나노급 공정 기술을 확보했으며, 월간 약 3만8천 장의 웨이퍼 생산능력 추가하게 됐다.

세계 파운드리 3위 업체인 중국 SMIC도 최근 28~65나노급 성숙 공정을 담당하는 자회사 'SMIC북부'의 잔여 지분 49%를 주식 교환 방식으로 약 406억 위안(약 8조4천억 원)에 인수했다. SMIC는 첨단 공정 생산 시설인 'SMIC 남부'에도 추가 자본을 투자를 예고했다.

이처럼 중국 1, 2위 파운드리 업체가 연이어 기업을 인수하고 흩어져 있던 지분을 확보하는 것은 기존 성숙 공정의 시장 지배력을 높이고, 첨단 공정으로 전환을 서두르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중국 파운드리의 외형 확대 전략으로 세계 2위인 삼성전자 파운드리와 점유율 격차가 축소될 가능성도 커졌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2025년 3분기 기준 삼성전자 파운드리의 점유율은 6.8%였고, SMIC와 화홍반도체의 점유율은 각각 5.1%, 2.6%였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 측은 "SMIC는 2025년 3분기에 기록적 실적을 달성하며 매출 기준 3위를 확보했고, 가동률은 95.8%까지 상승했다"며 "삼성은 2위 자리를 유지했지만, 최첨단 공정의 수율 개선이 더디게 진행되고 있으며, 경쟁력 회복을 위해 2나노(SF2) 공정의 수율 개선에 주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진만 삼성전자 사장은 2나노 공정의 생산 비중을 확대하며, 성숙 공정을 장악한 중국 업체들과 차별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삼성전자가 올해 2월 공개하는 차세대 스마트폰 '갤럭시S26' 시리즈 일부 모델에는 삼성 파운드리의 2나노 공정으로 제조된 모바일 프로세서(AP) '엑시노스2600'이 탑재된다.

이에 따라 올해 말 삼성전자의 2나노 파운드리 생산능력은 웨이퍼 기준 월 2만1천 장으로, 현재보다 배 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삼성전자의 2나노 수율은 55~60% 수준으로 대만 TSMC(약 80%)보다는 낮지만, 과거 3나노 공정 초기 수율에 비해서는 크게 개선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삼성전자 몸집 불리는 중국 파운드리에 차별화, 한진만 '메모리+파운드리+패키징' 턴키로

한진만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장 사장은 최근 메모리와 함께 파운드리 서비스를 함께 패키지로 제공하는 방안을 빅테크에 제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즈니스포스트>

'메모리+파운드리+패키징'을 묶어서 공급할 수 있다는 점도 삼성전자만의 차별화 요인이다.

삼성전자는 메모리와 파운드리, 패키징까지 제공할 수 있는 세계 유일의 종합반도체(IDM) 기업으로, 공급망을 단순화하길 원하는 AI 서비스 업체에 매력적 선택지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미국 빅테크를 비롯한 AI 기업들이 최근 메모리반도체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을 고려, 삼성전자는 이들을 상대로 메모리 장기 공급과 함께 파운드리 서비스를 함께 제공하는 방안을 제안하고 것으로 알려졌다.

고객사 입장에서도 삼성전자와 턴키 계약을 맺으면 메모리 수급 불확실성을 줄일 수 있는데다, 한 번의 계약으로 모든 반도체 공정을 해결해 관리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턴키 계약을 활용하면 기존보다 반도체 확보에 걸리는 시간을 약 20% 단축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AI 자체 칩 설계 단계부터 맞춤형 설계를 통해 메모리칩과 로직칩을 어떻게 통합할지를 결정할 수 있는 만큼, 주문형 반도체(ASIC)를 제조하는 데도 유리해질 수 있다.

AMD는 TSMC의 패키징 라인(CoWoS) 물량이 부족해지자, 대안으로 삼성의 'HBM + 2.5D 패키징' 턴키 서비스를 선택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차세대 중앙처리장치(CPU) 물량 일부를 삼성 파운드리에 맡기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구글도 TSMC의 패키징 라인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며 올해 텐서처리장치(TPU) 생산 목표를 기존 400만 대에서 300만 대로 25% 낮춰 잡았는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삼성전자 텍사스 파운드리 공장의 첨단 패키징 솔루션을 활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메모리와 파운드리 서비스를 함께 공급할 수 있다면, 삼성전자 측에서는 파운드리 수주를 늘릴 수 있는데다 메모리도 계획적으로 판매할 수 있어서 변동성을 상당히 줄일 수 있을 것"이라며 "반도체를 주문하는 고객사 입장에서도 상당히 안정적으로 공급망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