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D 엔비디아에 '2인자' 넘어 라이벌로 입지 키운다, 두자릿수 점유율 목표

▲ AMD가 2030년까지 인공지능 반도체 시장에서 엔비디아를 따라잡으며 두자릿수 점유율을 확보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주가도 이에 화답해 크게 상승했다. AMD 그래픽처리장치 기반 인공지능 반도체 제품 홍보용 이미지.

[비즈니스포스트]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에서 엔비디아에 크게 밀려 고전하고 있는 AMD가 2030년까지 두자릿수 점유율을 확보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엔비디아가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그래픽처리장치(GPU) 기반 인공지능 반도체 시장에서 고객사 수주 기반을 넓히며 확실한 성장 기회를 잡겠다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13일 “생성형 인공지능 열풍이 시작된 이래 AMD는 엔비디아에 꾸준히 맞서 왔다”며 “앞으로 몇 년 안에 더 돋보이는 라이벌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AMD는 미국 현지시각으로 전날 증권사 애널리스트 대상 설명회를 열고 앞으로 수 년에 걸쳐 인공지능 반도체 매출이 연평균 80% 성장률을 기록할 수 있다는 예측을 제시했다.

인공지능 GPU 시장에서 2030년까지 두자릿수 점유율을 확보하겠다는 목표도 제시됐다.

현재 엔비디아가 90% 이상을 지배하고 있는 분야에서 AMD가 입지를 빠르게 키워낼 것이라는 의지를 분명히 한 셈이다.

AMD는 이 과정에서 연구개발 자금 투자를 늘리면서도 양호한 수준의 이익률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미국 증시에서 AMD 주가는 하루만에 9% 상승한 258.89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월스트리트저널은 AMD의 목표가 지나치게 야심차다는 평가도 일각에서 나오지만 투자자들은 우선 긍정적 반응을 내놓은 것으로 해석된다고 전했다.

AMD가 엔비디아의 경쟁사로 존재감을 키우겠다는 목표에 시장의 신뢰가 반영된 셈이다.

주요 증권사들도 이러한 관측에 힘을 보탰다.

BNP파리바는 “이번 발표로 AMD에 긍정적 인상을 얻게 됐다”며 “고객사들과 협업 관계가 깊어지면서 경영진의 자신감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을 파악했다”고 전했다.

조사기관 벤치마크리서치는 AMD가 과거 PC용 CPU 시장에서 인텔의 점유율을 점차 잠식해 나갔던 전례가 AI 반도체 시장에서 재현될 잠재력이 있다고 바라봤다.

그러나 여전히 AMD의 성장성을 회의적으로 바라보는 시선도 나온다.

증권사 오펜하이머는 “AMD의 이번 발표에서 오픈AI 및 오라클과 협업 등 내용이 다뤄졌지만 정작 추가 고객사 확보와 관련한 발표는 나오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씨티그룹은 “인공지능 버블이 수 년 안에 붕과할 가능성이 있다”며 “AMD가 매출 목표를 초과달성할 수도 있지만 이는 훨씬 낮아질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벤치마크리서치는 이번 보고서에서 AMD 목표주가를 325달러로 제시했다. 그러나 씨티그룹이 내놓은 목표주가는 260달러에 그치고 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