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난민기구 기후피해 보고서, '지난 10년간 기후난민 2억5천만 명 발생'

▲ 9일(현지시각) 태풍 풍웡 영향에 초토화된 필리핀 판단주 해안 일대 주택들이 파괴된채 방치돼 있다.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최근 10년 동안 기후변화로 인해 살 곳을 잃게 된 사람들이 수억 명에 달한다는 집계 결과가 나왔다.

9일(현지시각) 가디언은 유엔난민기구(UNHCR)이 발간한 보고서 '탈출은 없다: 앞으로의 길'을 인용해 2014~2024년 전 세계에서 약 2억5천만 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기후변화로 발생한 재난에 강제로 이주를 하게 됐다고 보도했다. 이를 환산하면 기후난민이 매일 7만 명 발생한 셈이다.

유엔난민기구는 기상재난은 전쟁, 폭력, 박해 등으로 발생하는 난민 수를 늘리는 것에도 간접적으로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판단했다.

지난해 기준 유엔난민기구가 선포한 모든 비상사태 가운데 3분의 1은 전쟁난민들을 2차로 덮친 가뭄, 홍수, 산불 등 기상이변으로 인해 벌어졌다. 

이번 보고서에 집계된 기후난민의 절반은 수단, 시리아, 아이티, 콩고민주공화국, 레바논, 미얀마, 예멘 등 정치적으로 불안정하고 인프라가 부족한 나라들에 집중됐다.

북아프리카 국가 차드는 지난해 한 해에만 홍수로 인해 130만 명이 넘는 국민들이 집과 난민 캠프를 떠나야 했다.

유엔난민기구는 난민 캠프의 여건도 기후변화 영향에 지속적으로 악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난민 캠프들에서 안전상 가장 큰 문제가 되는 것은 더위인데 현 기후변화 추세대로라면 가장 더운 지역에 위치한 난민 캠프는 2050년에는 열 스트레스 발생일수가 연간 200일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런 와중에 미국, 중국, 유럽연합, 일본 등 여러 국가들은 최근 국제 정치 환경의 변화와 예산 부족 등을 이유로 난민들을 지원할 기금을 줄이고 있다.

필리포 그란디 유엔 난민 고등판무관은 가디언 인터뷰에서 "기금 삭감은 극심한 기상이변의 영향으로부터 난민과 그 가족들을 보호할 우리의 능력을 심각하게 제한하고 있다"며 "더 이상을 이주를 막으려면 기후재원이 이미 위기에 처한 이들 지역사회에까지 닿을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