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 임원 인사 정중동 기조 변함 없어, 정지선 '믿고 쓴다' 원칙 재확인

▲ 민왕일 현대리바트 대표이사(내정) 사장(왼쪽)과 유재기 현대에버다임 대표이사(내정) 전무. <현대백화점그룹>

[비즈니스포스트]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이 그룹의 최고경영자(CEO) 인사를 통해 ‘정중동(靜中動)’ 기조로 주요 계열사 경영진을 향한 신뢰를 보여줬다. 새롭게 발탁된 계열사 임원진 또한 그룹에서 전문성을 쌓은 내부 인력이라는 점이 눈에 띈다.

3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그룹이 이날 2026년 정기 임원 인사를 발표하며 “믿으면 오래 쓴다”는 정지선 회장의 인사 기조가 이번에도 유지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인사에서 전문경영인 가운데 정지영 현대백화점 대표이사 사장과 한광영 현대홈쇼핑 대표이사 부사장, 박홍진 현대그린푸드 대표이사 사장 등 주요 계열사 경영진이 유임됐다. 이들은 저마다 20년 이상을 현대백화점그룹에 몸담은 ‘현대맨’으로 불린다.

특히 2015년부터 현대그린푸드를 이끌고 있는 박홍진 사장은 이번에도 연임하게 됐다. 계열사 수장에게 두터운 신뢰를 보내고 단기에 리더십을 교체하지 않는 정 회장의 인사 기조를 잘 보여주는 사례로 읽혀진다.

정지영 현대백화점 사장은 1991년 현대백화점에 입사한 뒤 2023년 11월 대표이사직에 취임했다. ‘더현대서울’은 정 사장의 대표작으로 꼽힌다. 그는 현재 더현대서울과 경기 판교점, 서울 신촌점 등 주요 점포 재단장에 1900억 원을 투자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한광영 현대홈쇼핑 대표는 정지선 회장의 동생인 정교선 현대홈쇼핑 대표이사 회장과 각자대표이사를 지내고 있다. 1991년 현대백화점에 입사한 뒤 2024년 2월 현대홈쇼핑 대표이사에 선임됐다.

CEO가 교체된 계열사는 가구 회사인 현대리바트와 건설기계 회사인 현대에버다임이다.

현대리바트 대표이사 사장으로는 민왕일 현대백화점 경영지원본부장 부사장이 내정됐다. 1967년생으로 만 58세인 민 부사장은 고려대학교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뒤 1993년 현대백화점에 입사한 정통파다. 회계담당과 재무담당, 기획조정본부 경영전략실장, 경영지원본부장 등을 두루 거친 경영 전문가로 꼽힌다.

현재 현대리바트는 2020년 선임된 윤기철 대표이사 사장이 이끌고 있다.

현대에버다임 대표이사 전무에는 유재기 현대에버다임 영업본부장 겸 경영지원본부장 상무가 내정됐다. 유 내정자 역시 1967년생으로 만 58세다. 단국대학교 회계학과를 졸업한 뒤 1996년 현대그린푸드에 입사했다. 이후 현대에버다임으로 이동해 영업본부장과 경영지원본부장을 지냈다.

임명진 현대에버다임 대표이사 부사장은 2021년부터 4년 6개월가량 회사를 이끌었으나 이번에 직을 내려놓게 됐다.
 
현대백화점 임원 인사 정중동 기조 변함 없어, 정지선 '믿고 쓴다' 원칙 재확인

▲ 이진원 현대L&C 대표이사 부사장(왼쪽)과 이종근 현대지에프홀딩스 경영전략실장 부사장. <현대백화점그룹>

부사장 내정자로는 이진원 현대L&C 대표이사 전무와 이종근 현대지에프홀딩스 경영전략실장 전무가 있다. 마찬가지로 이진원 내정자는 1993년, 이종근 내정자는 1996년 현대백화점에 입사한 ‘현대맨’이다.

CEO 인사를 비롯한 임원 승진과 전보는 모두 48명이 발표됐다. 주요 계열사 13곳 가운데 승진자가 나오지 않은 곳은 현대디에프(현대면세점 운영사)와 현대드림투어, 지누스 세 회사다. 특히 현대디에프와 현대드림투어는 지난해에 이어 다시 한번 임원 승진 목록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이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