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고성능차 10년 노하우로 탄생한 현대 '아이오닉6 N', 1억대 수입차 뺨치는 성능에 승차감·운전재미 잡았다

▲ 현대자동차의 고성능 중형 전기 세단 '아이오닉6 N' 정측면.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아이오닉6 N은 정말 잘 만든 차에요. BMW M4와 비교해도 뒤떨어지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23일 충남 태안군 현대자동차그룹(HMG) 드라이빙익스피리언스센터에서 기자와 함께 트랙 주행을 마친 인스트럭터는 운전석에서 내리면서 이같이 말했다.

경기도 용인 에버랜드 스피드웨이에서 M4로 트랙 체험을 해본 적이 있는데, 아이오닉6 N과 큰 차이를 모르겠다는 기자의 평가에 대한 대답이었다.

BMW 고성능 중형 쿠페 M4는 국내 판매 가격이 1억5천만 원에 육박한다. 아이오닉6 N 가격은 7990만 원으로 M4의 절반 수준이다.

전기차인 아이오닉6 N이 직렬 6기통 트윈터보를 탑재한 M4와 비교해 뒤지지 않는 성능을 낼 수 있을까.

이날 오후 내내 직접 타 본 아이오닉6 N은 그 물음에 '예스'라는 답을 받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현대자동차그룹 드라이빙익스피리언스센터에서 열린 현대자동차 고성능 중형 전기 세단 아이오닉6 N 시승 행사는 공도 주행과 특화 코스 주행으로 나뉘어 5시간 가까이 진행됐다.

공도 주행에서는 아이오닉6 N이 운전의 재미만을 위한 고성능차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일상에서 출퇴근용으로 매일 타기에도 충분히 매력적인 차량이라고 느낄 만큼 승차감이 생각보다 뛰어났다.

고성능차들은 성능을 높이기 위한 설계에 집중하기 때문에 승차감이 일반 차량에 비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아이오닉6 N은 이런 편견을 깰 수 있을 만한 승차감을 제공했다.
 
[시승기] 고성능차 10년 노하우로 탄생한 현대 '아이오닉6 N', 1억대 수입차 뺨치는 성능에 승차감·운전재미 잡았다

▲ 아이오닉6 N 측면. <비즈니스포스트>

에코모드로 주행 중 과속 방지턱을 넘을 때나, 노면 상태가 좋지 않은 곳을 달릴 때도 일반 차량보다 승차감이 떨어진다는 느낌이 없었다. 최대 출력을 끌어쓰는 N모드에서 과속방지턱을 빠르게 넘을 때도 기대 이상의 승차감을 보여줬다.

아이오닉6 N에 적용된 스트로크 감응형 전자제어서스펜션(ECS) 댐퍼는 전후륜 로워암에 부착한 차고 센서 4개를 활용해 주행 모드와 노면 조건에 따라 각 휠의 감쇠력을 정교하게 제어한다.

특화 주행 코스에서는 아이오닉6 N이 가진 높은 성능을 유감없이 발휘됐다.

드래그 주행은 1㎞가 넘는 직선 코스에서 출발과 동시에 가속페달을 최대로 밟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론치 컨트롤을 사용하면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가속하는 시간(제로백)이 3.2초에 불과했다.

시속이 금방 200㎞ 중반대까지 올라갔지만 차체가 큰 흔들림 없이 유지돼 불안함 없이 차량을 밀어부칠 수 있었다.

브레이크 페달 반응도 좋아서 빠른 속도에서도 원할 때 얼마든지 속도를 줄일 수 있었다.

가상 변속 기능인 N 이-시프트는 운전하는 재미를 더해줬다.

전기차는 배터리로 구동되기 때문에 내연기관차를 변속할 때처럼 충격이 없다. 하지만 가상 변속 기능을 사용하면 변속 단계마다 토크를 제한해 내연기관차에서처럼 변속할 때마다 약간의 울렁거림을 느낄 수 있었다.

이런 가상 변속 기능은 마치 고성능 내연기관차를 운전하는 듯한 재미를 더했다.

액티브 사운드 기능은 변속 시 효과음을 제공하는데 이그니션, 에벌루션, 라이트스피드 등 세 가지로 구성됐다. 이그니션은 고성능 내연기관차 특유의 팝콘 튀기는 소리고, 나머지 둘은 미래지향적인 전자음이다. 라이트스피드는 이번 모델에 처음 적용됐다.

다만 에벌루션과 라이트스피드는 호불호가 갈릴 것 같은 소리였다. 기자도 한 번씩만 들어본 후에는 행사 내내 이그니션만을 사용했다.

실내 스피커 6개에서 나오는 사운드와 변속 충격은 전기차가 아닌 고성능 내연기관차를 운전하는 듯한 느낌을 줬다.

박준우 현대자동차 N매니지먼트실장은 “라이트스피드가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소리라는 점은 인정하는 부분”이라며 “하지만 새로운 시도를 해보고 싶어서 추가했고, 좋아할 만한 소비자도 분명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아이오닉6 N을 개발하면서 롤 센터를 낮추는 데 집중했다. 롤 센터는 차량이 선회할 때 차체가 기울어지는 가상의 중심축을 의미한다.

롤 센터를 낮추면 코너를 돌 때 차량이 좌우로 기우뚱하는 롤 현상이 늘어난다. 하지만 롤 센터 하향 설계를 잘 활용하면 롤 증가를 효과적으로 제어하면서, 트랙 주행에서도 타이어 접지력을 최대한 활용해 랩 타임을 줄일 수 있다.
 
[시승기] 고성능차 10년 노하우로 탄생한 현대 '아이오닉6 N', 1억대 수입차 뺨치는 성능에 승차감·운전재미 잡았다

▲ 아이오닉6 N에는 드리프트를 좀 더 쉽게 할 수 있는 기능인 N 드리프트 옵티마이저도 세분화됐다. 아이오닉5 N에도 있던 기능이지만, 회생제동 토크와 드리프트 진입각, 휠스핀 등 제어량 설정 기능이 추가됐다. 드리프트를 처음 시도해 보는 것이라 쉽지 않았음에도 몇 번의 시도 만에 드리프트를 성공할 수 있었다. <현대자동차>

현대차는 롤 센터를 낮추는 동시에 서스펜션에 적용된 스프링을 강화해 롤 현상을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슬라럼 등 스티어링휠을 급격하게 조작해야 하는 코스에선 차체가 안정적이면서도 즉각적으로 반응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빠른 속도에서 조작해도 차제가 곧바로 회복해 다음 움직임을 준비했다. 운전자가 원하는대로 예측 가능한 드라이빙을 할 수 있는 것이다.

드리프트를 좀 더 쉽게 할 수 있는 기능인 N 드리프트 옵티마이저도 세분화됐다. 아이오닉5 N에도 있던 기능이지만, 회생제동 토크와 드리프트 진입각, 휠스핀 등 제어량 설정 기능을 추가했다.

드리프트를 처음 시도해 보는 것이라 쉽지 않았음에도 몇 번의 시도 만에 드리프트를 가능하게 할 수 있는 움직임까지는 만들어낼 수 있었다.

드리프트 체험을 도와준 인스트럭터는 “지금 두 아이의 아빠임에도 패밀리카인 스포츠유틸리티차(SUV)를 팔고, 아이오닉6 N을 사려고 아내와 진지하게 고민 중”이라며 “현재 시중에 있는 2억 원 이하 차량 중에는 아이오닉6 N 만큼의 성능을 보여주는 차량이 없다고 자신있게 얘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윤인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