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카이치 사나에 신임 일본 총리(가운데)와 새 일본 내각 구성원들이 10월21일 도쿄 총리 관저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다카이치 정부 출범 초반부터 화석연료 중심의 에너지 정책이 예고되며 기후대응 노력은 상대적으로 후퇴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23일(현지시각) 닛케이아시아는 일본 최대 전력 생산업체인 JERA가 미국 셰일가스 자산 인수를 위해 15억 달러(약 2조1562억 원)를 투자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에너지 기업 윌리엄스와 JERA는 미국 루이지애나주 서부 셰일 분지 일대에 위치한 채굴 자산에 투자한다.
현재 천연가스 생산량은 하루 5억 입방피트 안팎인데 JERA의 투자로 2030년까지 생산량을 두 배 수준까지 늘리게 된다.
다나카 코스케 JERA LNG 사업부장은 닛케이아시아에 "이번 가스전은 미국 LNG 수출 프로젝트가 집중된 멕시코만과 인접해 있고 향후 데이터센터 건설도 예상된다"며 "입지에 전략적 이점이 있다"고 말했다.
일본은 트럼프 대통령의 방문을 앞두고 있다. 따라서 이번 계약도 미국과 무역 협상을 의식한 조치라는 해석이 나온다.
미국과 협상 과정에서 일본이 알래스카 가스전 참여를 주요 카드로 내세울 수 있다는 전망이 이전부터 꾸준히 제시됐다.
특히 21일 취임한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는 미국과 관세 및 무역 협상에 세부 조건을 빠르게 확정하고 최대한 일본에 유리한 조건을 얻어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다카이치 총리는 소속 정당인 자민당과 일본 유신회의 연정을 통해 정권을 창출한 만큼 정치적 지지 기반이 부족해 최대한 빠르게 실질적 성과와 역량을 증명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제럴드 커티스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는 닛케이아시아와 인터뷰에서 "다카이치 총리의 외교적 수완은 알려진 바가 거의 없다"며 "상황을 두고 봐야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각) 미국 백악관 국무회의실에서 정부발표를 진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제 환경단체 오일체인지인터내셔널은 24일 성명을 내고 "미국 LNG 투자는 기후와 지역사회 모두에 악영향을 미친다"며 "LNG 생산 확대는 재앙적 기후변화를 피하는 조치와 결코 양립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미국산 LNG는 일본에 의존성, 변동성, 불안정성을 가져올 것"이라며 "다카이치 총리는 일본과 세계를 위해 올바른 선택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같은 날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알래스카 국립 야생동물 보호구역 해제를 선언하며 석유 및 천연가스 채굴을 허용한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알래스카 가스전 개발에 강한 의지를 드러낸 일본과 협상에서 재차 알래스카 가스전 투자를 촉구할 가능성이 크다.
사라 퍼먼 알래스카 페어뱅크스 기후행동연합 사무국장은 "일본은 알래스카 LNG가 기후, 지역사회에 모두 부정적 결과를 불러오는 투자라는 점을 인식하고 지금까지 투자에 유보적 입장을 보여 왔다"며 "이는 다른 모든 LNG프로젝트도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는 일본이 LNG 프로젝트에 투자하지 말 것을 촉구한다"며 "일본은 기후변화가 더 진행되지 않게 하고 지역사회가 더 이상 피해를 입지 않도록 조치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손영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