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구글과 메타 등 빅테크 기업들이 생성형 인공지능(AI) 기술과 밀접한 반도체를 자체 설계해 엔비디아와 AMD 제품을 대체하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그러나 기술 부족으로 이러한 계획에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떠오른다. 엔비디아 GPU 기반 인공지능 서버 홍보용 이미지.
그러나 주요 협력사인 대만 미디어텍의 기술력 부족이 약점으로 떠오르며 개발 계획이 늦춰지거나 무산돼 실적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이 고개를 든다.
대만 디지타임스는 2일 “미디어텍은 구글과 메타의 차세대 인공지능 반도체 사업 수주로 큰 기대를 걸고 있었다”며 “그러나 상황이 다소 바뀌어가고 있다”고 보도했다.
메타는 미디어텍과 협력해 2나노 미세공정 기반의 자체 설계 인공지능 반도체를 개발하고 있다. 이는 비용 효율성이 높은 인공지능 추론 작업용 반도체다.
그러나 디지타임스는 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미디어텍이 고성능 맞춤형 인공지능 반도체 분야에서 기술력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미디어텍이 해당 시장에서 신생 기업으로 꼽히는 만큼 고객사 요구에 맞추기 충분한 수준의 설계 기술을 확보하는 일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구글이 미디어텍과 협업해 개발하는 인공지능 반도체도 상용화 시점이 지연될 가능성이 떠오른다.
디지타임스는 공급망에서 입수한 정보를 인용해 “설계 변경이 반복돼 진행 속도가 늦어지고 있다”며 “구글과 미디어텍에 더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고 전했다.
메타와 구글 등 빅테크 기업은 엔비디아와 AMD 인공지능 반도체의 높은 가격 및 공급 부족에 대응해 자체 설계한 반도체를 상용화해 대안을 찾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그러나 주요 협력사인 미디어텍의 기술 부족이 걸림돌로 남으면서 빅테크 기업들의 실적이나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등 인프라 투자 계획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떠오른다.
마이크로소프트도 최근 이탈리아 기술 콘퍼런스를 열고 앞으로는 데이터센터에 자체 기술로 설계한 반도체를 주력으로 활용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현재 주로 사용되는 엔비디아와 AMD 반도체를 대체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빅테크 기업들이 직접 인공지능 반도체를 설계해 상용화하는 시점이 늦어진다면 엔비디아와 AMD에 의존을 낮추는 일도 자연히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CNBC에 따르면 메타와 아마존, 구글 지주사 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 등 빅테크 기업들은 올해만 3천억 달러(약 420조 원) 안팎의 자금을 인공지능 인프라 투자 등에 활용할 계획을 두고 있다.
이 가운데 상당 부분이 인공지능 반도체 구매에 활용되고 있는 만큼 자체 설계한 반도체가 데이터센터에 본격적으로 탑재되기 전에는 자금 부담이 이어질 공산이 크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