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에너지부 금지어 목록 확대, "기후변화·녹색·탈탄소화" 등 추가

▲ 크리스 라이트 미국 에너지부 장관이 24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시에 위치한 국무부 기자회견장에서 취재진 질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미국 에너지부가 내부적으로 사용하는 금지어 목록에 기후변화를 넣은 것으로 파악됐다.

28일(현지시각) 폴리티코는 자체 입수한 에너지부 이메일을 확인한 결과 일명 '피해야 할 단어 목록'에 기후변화, 녹색, 탈탄소화 등이 새로 추가됐다고 보도했다.

이번 목록이 적용된 부서는 에너지부 산하 '에너지 효율화 및 신재생에너지 전담 사무국(EERE)'였다.

레이첼 오버비 대외 업무 담당 대행은 이메일을 통해 "팀의 모든 구성원은 이것이 피해야 할 최신 단어 목록라는 것을 인지하고 행정부의 관점과 우선순위에 맞지 않는 용어는 피하는 것에 계속해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지시했다.

폴리티코는 EERE가 금지어 목록 외에도 '부정적 사용을 피해야 하는 단어' 목록도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는 배출량 등 온실가스나 화석연료와 연관된 단어들이 포함됐다.

기후변화, 녹색 등에 더해 금지어 목록에는 에너지 전환, 지속가능성, 깨끗한, 더러운, 탄소발자국, 세금감면, 세액공제 등도 들어갔다.

폴리티코는 이번 금지어 목록 확대와 관련해 에너지부에 논평을 요청했으나 답변을 받지는 못했다고 전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시에서 열린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기후변화는 사기극"이라며 "나는 모든 면에서 옳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녹색 에너지 사기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여러분들의 나라는 실패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부 장관도 뉴욕시에서 열린 여러 부대행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기후대응 정책 폐지를 옹호하고 친환경 에너지 세액공제를 완전히 폐지할 것이라는 발언을 내놨다.

라이트 장관은 기자회견에서 "재생에너지 사업에 낭비되던 130억 달러를 재무부 예산으로 환원할 것"이라며 "수십 년 동안 운영되어오던 사업이 성공하지 못했다면 그 사업은 성공할 수 없는 것인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