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국민의힘 의원들은 불법유인물을 떼어 주십시오.” “이거 떼지 마세요.”

여야가 2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 전체회의에서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 간사 선임과 국민의힘 의원들이 노트북에 부착한 ‘민주당 공작’ 유인물을 두고 고성을 주고받으며 격돌했다.
 
국회 법사위는 이날 검찰이 건진법사 전성배씨 자택에서 압수수색한 현금에 부착됐던 관봉권 띠지 분실 경위를 묻고 검찰청 폐지에 대한 찬성과 반대 의견을 듣는 ‘검찰개혁 입법 청문회’를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회의 시작 전부터 여야 의원들의 충돌에 회의가 파행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노트북 컴퓨터 전면에 '정치 공작, 가짜뉴스 공장 민주당!'이라는 문구를 부착했고 이를 본 추미애 법사위원장이 부착물 제거를 요청했다.

그러나 나경원 의원을 비롯한 국민의힘 소속 법사위원들은 나 의원 야당 간사 선임 안건을 다시 처리해줄 것을 요청하며 부착물 제거를 거부했다.

추 위원장은 나 의원 법사위 간사 선임 안건은 이미 지난번 법사위에서 표결을 거쳤다며 ‘일사부재의’ 원칙에 따라 다시 처리할 수 없다고 선을 그은 뒤 회의 진행에 들어갔다.

그러자 국민의힘 의원들은 추 위원장석을 에워싸고 의사진행 발언을 요구했다. 이 과정에서 나 의원은 추 위원장에게 “추미애 법사위가 아니다”라고 하자 이를 들은 더불어민주당 의원들과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이 “여기가 나경원 법사위냐”라며 맞받았다.

상황을 지켜보던 추 위원장이 나 의원을 향해 “이렇게 하는 게 윤석열 오빠한테 무슨 도움이 됩니까”라고 말했다. 이에 나 의원이 “여기서 윤석열 얘기가 왜 나옵니까”라고 반발하며 회의장은 아수라장을 방불케 했다.

결국 추 위원장은 나경원·조배숙·송석준 의원을 향해 3회 경고한 뒤 퇴장을 명령했고 국민의힘 의원들은 검찰개혁 입법 청문회에 불참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불참한 채로 오후에 재개된 입법청문회에서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의원들은 사건을 담당한 최재현 서울남부지검 검사와 김정민 수사관 등을 상대로 띠지를 고의로 은폐했는지 여부 등을 캐물었다.
 
그러나 최 검사와 김 수사관 모두 띠지를 분실한 것을 두고 ‘고의적 증거물 은폐’가 아니라는 답변을 반복할 뿐 명확한 해명을 내놓지 않았다.

최재현 검사는 서영교 민주당 의원과의 질의응답 과정에서 “압수계에서 관봉이 풀어져 계수하고 영치계로 넘어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지난번 청문회와 지금 이 자리가 (검찰이 고의로 관봉권 띠지를) 은폐했다는 취지로 진행되고 있는데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전현희 민주당 의원은 김정민 수사관에게 당시 수사계장으로부터 압수물 원형 보존지를 받았는지 여부를 물은 뒤 “압수표에 원형 보존 지시가 있었다면 원형 그대로 보존해야 하는데 왜 또 계수를 했냐”고 지적했다.

김 수사관은 “계수가 됐는지도 당시 상황은 기억이 안 난다”라고 말했다. 김대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