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신원근 카카오페이 대표이사가 연임 마지막 임기에 ‘절반의 성공’을 거두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카카오페이는 올해 상반기 호실적을 거두면서 상장 뒤 첫 연간 영업이익 흑자전환 가능성이 높아졌다. 다만 주가부양 과제에서는 속앓이가 계속되고 있다. 
 
카카오페이 신원근 흑자전환 가능성 밝혔지만, 주가부양 여전한 난제로 남아

신원근 카카오페이 대표이사가 2025년 연결 영업이익 흑자전환 목표를 달성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주가부양에는 성과를 내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2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카카오페이는 2025년 연결기준 영업이익 296억 원, 순이익 594억 원을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신 대표는 2022년 카카오페이 대표에 오른 뒤 해마다 매출을 큰 폭으로 키우면서 외형확장에 성과를 거뒀다. 카카오페이 연결기준 매출은 2021년 4586억 원에서 2022년 5213억 원, 2023년 6153억 원, 2024년에는 7662억 원으로 증가했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적자가 지속되면서 수익성 개선이 최우선 경영과제로 꼽혀왔다.

카카오페이는 2017년 회사 출범 뒤 지난해까지 영업손실을 지속했다. 순이익도 신 대표 취임 첫 해인 2022년(268억 원) 처음 흑자를 냈지만 한 해 만에 다시 적자전환했다.

올해는 상반기 영업이익 흑자기조를 이어오면서 실적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카카오페이는 2025년 1분기 영업이익 44억 원, 2분기에는 93억 원을 거뒀다.

자회사 카카오페이증권이 지난해 4분기부터 이익을 내기 시작하면서 실적을 견인했다. 카카오페이는 올해 1분기와 2분기 금융서비스 매출이 각각 전년 동기대비 60.5%, 82% 증가했다. 

김진구 키움증권 연구원은 “카카오페이는 본업인 광고 및 카드 중개를 중심으로 플랫폼 매출의 탄력적 증가를 기대할 수 있고 증권 거래액과 보험 데이터베이스 매출 성장이 예상된다”며 “하반기에도 안정적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바라봤다.

신 대표가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하면서 경영목표로 내세워 온 흑자전환 목표 달성에 힘이 실린다.

신 대표는 2024년 1분기 실적발표 뒤 콘퍼런스콜에서 “이번 임기에서는 결제와 자산관리, 금융중개 서비스 시너지를 통해 본격적으로 성과를 내겠다”고 말했다. 

첫 번째 임기에서 카카오페이손해보험과 카카오페이증권 등 자회사를 통한 금융플랫폼 포트폴리오 구축작업을 마무리한 만큼 본격적 이익 성장세에 탄력을 붙이겠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다만 올해도 주가부양 과제를 풀어내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페이 주가는 최근 스테이블코인 사업 기대감으로 급등했다가 2대 주주 알리페이의 지분 처분, 자회사 카카오페이손해보험 유상증자 등 소식에 다시 급락하는 등 불안정한 추세를 보이고 있다.

카카오페이는 이재명 정부의 원화 스테이블코인 제도화 추진의 대표적 수혜주로 꼽히면서 올해 5월만 해도 3만 원대를 보이던 주가가 단기간에 종가 기준 9만 원을 넘어섰다. 

6월25일에는 주가가 장중 11만4천 원까지 뛰었다.  

카카오페이 주가는 6월3일 조기대선으로 이재명 정부가 출범한 뒤 25일까지 14거래일 동안 145.87% 급등했다. 

하지만 그 뒤 2개월여 만에 주가가 5만 원 중반대로 내려앉으면서 ‘반토막’이 됐다.
 
카카오페이 신원근 흑자전환 가능성 밝혔지만, 주가부양 여전한 난제로 남아

▲ 카카오페이는 2대 주주 알리페이가 9월 보유지분 처분에 나서면서 주가에 영향을 받고 있다. 


2대 주주 알리페이의 지분 처분 소식에 아직 적자를 지속하는 손해보험 자회사에 1천억 원 추가 출자 결정 등이 전해지면서 시장의 투자심리가 급속도로 얼어붙었다. 증권가에서도 카카오페이 주가가 기초체력보다 스테이블코인 사업 기대감으로 급등한 만큼 괴리가 크다고 평가가 나왔다.

알리페이는 9월 초 보유하고 있는 카카오페이 보통주 1144만5683주(지분 8.47%)를 바탕으로 해외 외화표시 교환사채(EB)를 발행한다고 공시했다. 교환사채란 발행회사가 보유한 주식 등과 교환이 가능한 채권이다. 

알리페이의 연속적 교환사채 할인 발행은 단기적 수급 영향에 더해 장기적으로도 주가 하방 압력을 가중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신희연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9월 카카오페이 기업 보고서에서 “카카오페이 2대 주주 알리페이의 반복적 지분 출하는 주가 재평가에 명백한 리스크 요인”이라며 “카카오페이는 단기적으로 주가 상승요인을 상실했고 연말까지 ‘오버행(잠재적 매도물량)’에 따른 수급 부담이 잔존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카카오페이는 자회사 카카오페이손해보험이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재무부담이 다시 커질 가능성도 안고 있다. 주가에 타격을 줄 수 있는 대내외 변수가 여전한 셈이다.

신 대표는 2022년 카카오페이 대표로 취임하면서 회사 주가가 20만 원에 도달할 때까지 연봉 및 인센티브 등 모든 보상을 받지 않고 최저임금만 받겠다고 선언했다. 그 뒤 실제로 신 대표는 최저임금만 받고 있다.

신 대표는 회사 경영진의 주식 ‘먹튀’ 논란 직후 카카오페이를 맡게 된 만큼 주가안정, 주가부양은 가장 큰 과제일 수밖에 없다. 

카카오페이는 앞서 2021년 11월 코스피에 상장한 첫날 주가가 19만3천 원까지 올랐다. 코스피 시가총액 13위로 화려하게 증시에 입성했다.

하지만 상장 한 달도 되지 않아 경영진들이 스톡옵션으로 취득한 주식을 대량매매해 수십억 원의 차익을 챙기는 ‘먹튀 논란’에 휩싸이면서 주가가 급락했다.

신 대표는 2024년 재신임을 받으면서 책임경영으로 주가부양에 힘쓰겠다는 것을 다시 약속했다. 하지만 현재 상황으로 보면 주가부양 과제에서는 성과를 내기가 묘연할 것으로 보인다.

신 대표는 2021년 자진사퇴한 류영준 카카오페이 전 대표의 뒤를 이어 회사를 이끌고 있다. 2024년 연임에 성공해 2026년 3월 임기만료를 앞두고 있다.

카카오페이 관계자는 알리페이의 보유지분 처분 등과 관련해 “글로벌 결제 사업 확장을 위한 카카오페이와 알리페이의 전략적 협력은 지금도 공고히 진행되고 있다”며 “카카오페이와 앤트그룹은 2017년부터 글로벌 크로스보더 결제 서비스의 인프라를 함께 구축해온 첫 번째 파트너 중 하나이며 가장 많은 영역에서 협력하고 있는 최우선 파트너”라고 말했다.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