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저널] 백인환 대원제약 콜대원 성공 이끌어, 창업주 '제약보국'에 데이터 마케팅 더해 '적자 없음' 이어가

▲ 백인환 대원제약 대표이사 사장이 할아버지 백부현 창업회장의 '제약보국' 철학을 이어받아 '무적자 행진'을 이어갈 수 있을까. <그래픽 씨저널>

[씨저널] 백인환 대원제약 대표이사 사장이 마케팅 혁신을 통해 경영능력을 입증하고 있다.

재계에서는 백 사장이 할아버지 백부현 창업회장의 '제약보국 철학'에 데이터 마케팅 역량을 더해 대원제약의 적자 없음 기록을 이어갈지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 콜대원 성공으로 입증된 경영능력

백인환 사장의 경영역량은 감기약 '콜대원'이라는 브랜드를 통해 명확히 입증됐다.

대원제약에 2011년 전략기획실 차장으로 입사한 백 사장은 마케팅 본부장으로 재직하던 시절부터 콜대원의 매출을 비약적으로 성장시켜왔다. 

콜대원 매출은 2019년~2020년 60억 원대에 머물다가 2024년 336억 원대로 약 5배 넘게 성장했다. 콜대원은 2024년 말 기준으로 대원제약 전체 매출에서 5.6%를 차지하는 중요 자원으로 거듭나게 됐다.

특히 콜대원의 감기시장 점유율은 2021년 5% 가량을 차지하다가 2022년 10.6%을 기록해 두 자릿수 진입에 성공했다.  

의약업계에서는 콜대원 성공의 핵심은 '짜먹는 감기약'이라는 콘셉트와 백인환 사장의 마케팅 전략에 있었다고 바라본다.

2019년 가을부터 2020년 봄까지 진행된 광고에서 모델 이유리씨가 서부개척시대 카우보이로 등장해 '감기가 시작되자마자 총을 쏘듯 약을 먹고 총알처럼 빠르게 낫는다'는 재치있는 광고를 통해 빠른 효과를 강조했다.

이런 브랜딩은 국제적으로도 인정받아 '2020 아시아-태평양 스티비상' 브랜드 혁신부문 은상을 받는 결과로 이어졌다.

'아시아-태평양 스티비상'은 아시아 태평양 지역 29개 나라의 기업과 공공기관, 단체 드의 혁신적 비즈니스 성과를 평가해 주는 상으로 '비즈니스 분야의 오스카 상'으로 불린다.

백인환 사장은 당시 마케팅 및 해외사업본부장으로서 "콜대원에 차별화된 마케팅을 적용해 시장 선두권 제품으로 성장시킬 수 있었다"며 "콜대원이 연평균 87%라는 놀라운 성장률을 기록한 것은 소비자들의 따뜻한 관심과 애정 덕분이다"고 말했다.

◆ 백인환, 창업주 백부현 '제약보국 철학'과 '무적자 DNA' 이어받나

대원제약은 1958년 백부현 창업회장이 '제약보국' 이념으로 설립한 이래 현재까지 한 번도 적자를 기록하지 않은 독특한 이력 있다.

그 배경에는 백 창업회장의 전문의약품(ETC) 집중전략이 토대가 됐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백부현 창업회장은 해방 뒤 천일제약 부산지점장으로 근무하면서 제약업과 처음 인연을 맺은 뒤 1958년 6·25전쟁을 겪으면서 전쟁으로 고통받는 국민을 치료하기 위해 직접 치료제를 생산하고자 대원제약사를 부산에 설립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백 창업회장은 대원제약사를 1961년 법인으로 전환한 뒤 1964년 회사 이름을 지금의 대원제약으로 변경하고 5년 뒤 본점을 서울로 옮기면서 사세를 확장해 나갔다.

특히 그는 전문의약품이 사람을 구한다는 경영철학 아래 주사치료제 생산설비를 구축하고 제품생산에 나서면서 대원제약의 기반을 다졌다.

그 뒤로 해열진통제와 위궤양치료제, 진해거담제, 고혈압치료제 등 다양한 치료제 개발에 매진해 1971년에는 주사제 '루미날', 1974년에는 최면진정제 '페노바르비탈정' 등 전문의약품으로 제약업계에서 입지를 구축했다.

이렇게 백부현 창업회장이 쌓아온 전문의약품 전문기업으로서 입지를 백승호 회장과 백승열 부회장이 계승함과 동시에 일반의약품(OTC) 시장이 확대하면서 대원제약은 창립이래 영업손실을 내지 않는 경영을 이루고 있다.

특히 대원제약은 콜대원을 비롯한 일반의약품(OTC) 사업으로 영역을 확대를 본격화한 2015년부터 매출 2천억 원 고지에 올라서게 된다.

백인환 사장은 선대에서 쌓아올린 경영기반 아래 데이터 마케팅을 접목해 '무적자 DNA'를 이어가고 있다.

대표적 사례가 백 사장이 마케팅총괄상무였던 2017년 삼성카드와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마케팅 제휴다.

백 사장은 삼성카드와 업무제휴협약을 맺으면서 대원제약이 새롭게 론칭했던 프로바이오틱 유산균 브랜드 '장대원'에 빅데이터 마케팅을 적용하는 선도적 모습을 보였다.

백 사장은 당시 업무협약에서 "삼성카드의 건강관련 빅데이터 역량을 대원제약의 경영에 접목해 새로운 가치의 제품과 서비스를 개발하겠다"며 "신제품을 개발할 때 빅데이터를 적용해 효능과 효과 뿐만 아니라 신뢰성까지 확보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장대원을 비롯한 대원제약의 건강기능식품 부문은 초기에는 어려움을 겪었지만 2023년 상반기부터 흑자전환에 성공해 대원제약의 신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대원제약은 백부현 창업주부터 백인환 사장 체제에 이르기까지 혁신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이익체력을 기초로 '정리해고'도 하지 않는 경영을 고수하고 있다.

백 사장은 백부현 창업주부터 이어온 ETC 영업력을 기반으로 디지털 헬스케어 기술을 접목해 2028년 매출 1조 달성을 목표로 전진하고 있다.

대원제약 관계자는 "대원제약은 ETC부터 OTC에 더해 건강기능식품 부문까지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해 다양한 사업영역에서 균형잡힌 성장을 추구하고 있다"며 "창립이래 영업손실을 보지 않은 안정적 경영성과를 바탕으로 인위적 인력 구조조정도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