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위대한상상 서울 역삼동 본사 전경 <위대한상상>
전 전 대표는 2024년 1월 취임했다가 9개월 만에 물러났다. 앞서 전 전 대표의 전임자인 이정환 전 대표도 2023년 11월 취임했다가 두 달 만에 물러난 바 있다. 이 전 대표의 전임인 서성환 전 대표도 1년6개월 만에 사임했다.
잇따른 대표 교체의 배경은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위대한상상의 내부 혼란을 드러내는 징표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전 전 대표는 2024년 8월 임직원에게 보낸 메일에서 희망퇴직을 실시하는 이유를 설명하며 “지난해부터 누적된 적자와 지속 감소하는 시장점유율로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에 이르렀다”고 말한 바 있다. 위대한상상은 당시 2011년 창립 이후 처음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주주 간 갈등도 한 원인이 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2023년 11월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와 퍼미라가 1천억 원 규모의 주주배정 전환사채(CB) 발행을 결의하자, GS리테일이 지분가치 희석을 이유로 이를 반대하면서 가처분 신청을 내면서 갈등이 표면화된 바 있다.
위대한상상은 사모펀드인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와 퍼미라가 각 35%, 국내 기업인 GS리테일이 30%의 지분을 나눠 갖고 있다.
위대한상상은 원래 독일 기업인 딜리버리히어로가 소유하고 있었다. 그런데 딜리버리히어로가 배달의민족 운영 업체인 우아한형제들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공정거래위원회가 배달시장 독점을 이유로 요기요 매각을 조건으로 내세우자 딜리버리히어로는 요기요를 시장에 매물로 내놓는 결정을 했다.
이에 2021년 8월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와 퍼미라, GS리테일이 참여한 컨소시엄이 위대한상상 지분 100%를 8천억 원에 인수했다.
◆ GS 오너일가 허서홍도 발빼
위대한상상의 혼란은 허서홍 GS리테일 대표이사 부사장이 위대한상상 이사회에서 발을 빼면서 더욱 극명해졌다.
허서홍 부사장은 GS그룹 오너 3세인 허광수 삼양인터내셔널 회장의 아들이다. 2025년 3월 GS리테일 대표이사가 됐다.
허 부사장(당시 경영전략SU장)은 2024년 4월 위대한상상 기타비상무이사에 선임됐다. 당시 요기요가 쿠팡이츠의 선전으로 국내 배달앱 시장에서 3위로 내려앉자 GS그룹 차원에서 특단의 인사 조치를 내렸다는 해석이 나왔다.
그런데 허 부사장은 1년 만인 2025년 4월 기타비상무이사직을 사임하며 이사회에서 빠져나왔다. 허 부사장 대신 이수현 GS리테일 전략부문장 상무가 기타비상무이사로 신규 선임됐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GS 오너 일가도 결국 위대한상상을 살리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왔다. 요기요가 GS그룹에서도 계륵(雞肋) 같은 존재가 됐다는 의미다.
GS리테일이 더 이상 요기요의 경영에 직접 관여하지 않고 재무적 투자자(FI)의 역할에만 머물겠다는 신호라는 의견도 제기됐다.
◆ 권태섭·조형권은 반전 만들어낼 수 있을까
위대한상상이 안팎에서 어수선한 이유는 결국 사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위대한상상은 2021년 사모펀드와 GS리테일 컨소시엄에 인수된 이후 2022년부터 2024년까지 3년 연속 영업적자를 냈다. 적자가 지속되면서 2024년 8월에는 창립 이후 처음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기도 했다.
GS리테일은 2024년 말 기준으로 위대한상상 지분 30%의 장부 금액을 435억 원으로 책정했는데, 이는 1년 전(1341억 원)에 견줘 68%, 2021년 인수 당시(3076억 원)와 비교하면 86% 줄어든 금액이다.
요기요는 시장점유율도 계속 잃고 있다. 2024년 말 기준 배달앱 3사의 시장점유율은 배달의민족 58.7%, 쿠팡이츠 22.7%, 요기요 15.1%였다. 요기요는 쿠팡이츠가 2024년 3월 무료배달을 도입한 지 두 달 만에 업계 2위 자리를 쿠팡이츠에 내줬다.
권태섭·조형권 대표는 GS리테일과 온·오프라인 협업을 추진해 회사의 체질을 개선하고 수익성을 제고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그러면서 가맹점주 중개수수료, 무료배달 서비스인 요기패스X 구독료를 인하해 점유율을 올리고자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회사 경영 정상화에 대한 GS리테일의 의지가 남아있을 때 가능한 시나리오다. 아울러 중개수수료와 구독료 인하는 배달의민족이나 쿠팡이츠도 이미 시행하는 전략이다. 요기요만의 필승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권태섭 대표는 1977년생으로, 2024년 7월 위대한상상에 합류한 재무 전문가다. 소니, 디아지오, 메이블, 플레이디 등을 거쳐 쌍용정보통신에서 CFO를 지냈다. 위대한상상 CFO로 선임되기 전에는 SK에코프라임에서 일했다.
조형권 대표는 1982년생으로, 2024년 배달대행 플랫폼인 바로고에서 위대한상상으로 자리를 옮긴 사업관리 전문가다. 롯데백화점, YG스포츠, 메쉬코리아 등을 거쳤다. 이승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