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이 열번째 연임에 성공할 수 있을까?
한국투자증권이 지난해 양호한 실적을 냈고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부회장도 유 사장의 경영능력을 높게 평가하고 있어 연임할 가능성이 높다는 예상이 우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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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 |
19일 한국투자금융 등에 따르면 유 사장은 3월 말에 임기가 끝난다. 2007년 사장에 오른 뒤 1년 동안 일하고 추가 임기 1년을 수행하는 방식으로 지난해까지 아홉차례 연임했다. 국내 증권사 사장 가운데 가장 많이 연임했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이사회가 3월 초에 사장후보를 결정한 뒤 3월20일경 열리는 정기주주총회에서 사장 선임안건을 최종적으로 의결한다”며 “김 부회장이 한국투자증권의 오너인 만큼 사장후보를 뽑는 과정이 다른 금융회사보다 간소한 편”이라고 말했다.
유 사장은 지난해 악화된 경영환경 속에서도 양호한 실적을 이끌어내 연임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김 부회장은 “계열사 사장이 좋은 실적을 이끌어내면 연임할 수 있다”는 경영원칙을 여러차례 밝혀왔다.
증권업계의 전망을 종합하면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에 순이익 3천억 원가량을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2015년보다는 줄었지만 국내 증권사 가운데 가장 많은 수준이다.
유 사장이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과 주가연계증권(ELS) 손실 등의 악재를 투자금융(IB)사업의 강화로 상쇄한 효과가 나타났을 것으로 증권업계는 바라보고 있다.
손미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4분기 기준으로 부동산 인수주선 등 투자금융과 관련된 수수료수익이 3분기보다 100~150억 원가량 늘어났을 것”이라며 “시장이 본래 예상했던 것보다 더욱 양호한 순이익을 냈던 것으로 보인다”고 파악했다.
유 사장이 한국투자증권의 대형화를 주도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김 부회장이 경영연속성을 지키는 차원에서 유 사장의 연임을 결정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최근 유상증자로 자기자본을 4조2천억 원 규모로 불리면서 미래에셋대우(6조7천억 원)와 NH투자증권(4조5천억 원)에 이어 4조 원대 초대형 증권사에 합류했다.
유 사장도 최근 인터뷰에서 “올해는 국내의 초대형 투자금융회사들이 전쟁을 벌이는 원년이 될 것”이라며 “한국투자증권이 축적한 투자금융 분야의 업무역량과 영업망을 통해 정상의 자리를 지킬 것”이라고 밝혔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유 사장은 한국투자증권을 투자금융사업에 강한 회사로 키웠고 10년 가까이 조직을 큰 잡음 없이 이끌어 관리역량도 입증했다”며 “내부 임직원들 가운데 상당수도 유 사장을 높게 평가하고 있어 현재로서는 연임이 유력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