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더불어민주당이 언론·검찰·사법 3대 개혁 가운데 언론 분야에서 국민 권리 보호와 공영방송 정상화, 징벌적 손해배상제 도입 등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언론 관련 공공기관의 지배구조 개편 방향과 관련해 한국언론진흥재단과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코바코)의 통합 가능성이 민주당과 방송업계에서 흘러 나오고 있다.
 
언론진흥재단·코바코 통합 거론돼, '임기 남은' 김효재·민영삼 리더십 교체 가능성

▲ 더불어민주당이 지난달 14일 '국민주권 언론개혁 특별위원회' 출범식을 개최했다.  <채현일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공식 블로그>


이에 임기가 남은 민영삼 코바코 사장과 김효재 언론진흥재단 이사장이 언론기관 개혁 진행 과정에서 자연스레 교체 수순을 밟게 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규연 대통령실 홍보소통수석은 3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정부 광고에서 디지털 비중을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 수석은 "뉴스 제공이 포털이나 유튜브로 이뤄진다는 점에서 보지 않는 신문에 광고비를 집중하는 것은 맞지 않다는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정부 광고 집행 구조에 대한 대대적 변화를 예고하면서 이 업무를 담당하는 언론진흥재단에도 긴장감이 돌고 있다. 

대통령실의 정부 광고에서 신문에 직접 집행하는 비중을 줄이겠다는 방향은 더불어민주당의 방침과도 일맥상통한다.

지난달 14일 출범한 더불어민주당 언론개혁특별위원회는 언론진흥재단과 코바코의 개혁을 징벌적 손해배상제 도입과 함께 주요 과제의 하나로 논의하고 있다.

최민희 민주당 언론개혁특별위원장은 최근 MBC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에 나와 "영향력과 위상을 종합적으로 고려해볼 때 정부 광고가 너무 올드 미디어에 편중돼있다는 지적이 있다"며 "언론의 자유가 만개한 상황에서 지금처럼 정부 광고를 언론진흥재단이 담당해야 하는가"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코바코)에 대한 개혁도 함께 언급했다.

최 위원장은 "코바코는 주로 공영방송 등의 광고 판매 대행을 하는데 현재 방만한 구조에 적자 투성이"라며 "(주요 언론 관련 기관) 두 군데를 개혁해야 하기 때문에 개혁안 의견수렴 등을 거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기존 두 언론관련 공공기관의 통합과 개편을 통한 새로운 기관의 신설 가능성도 나온다.

최 위원장은 "코바코와 언론재단보다 규모를 키운 미디어진흥재단을 신설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며 "각 기관의 주무 부처인 방송통신위원회와 문화체육관광부의 권한 다툼에 들 수 있다는 점에서 전혀 다른 제3 부처에 맡길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이훈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미디어기구 개편과 관련해 공공미디어위원회와 미디어콘텐츠부를 신설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공공미디어위원회의 설치와 운영에 관한 법률안’과 ‘정부조직법 일부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이 의원의 법안 내용 가운데는 언론진흥재단과 코바코를 미디어콘텐츠부 소속 단일 공공기관으로 재편하는 방안도 포함돼 있다.

이와 같이 정부와 여당에서 나오는 언론진흥재단과 코바코의 통합 논의에 따라 두 기관의 수장으로 있는 김효재 이사장과 민영삼 사장의 자연스런 교체 수준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물론 과거 공기업 통합 사례에서 볼 때 반드시 새로운 수장을 앉힌 사례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정부는 한국광물자원공사의 막대한 부채를 해결하기 위해 재정적으로 안정적인 한국광해관리공단과 통합했다. 이에 '한국광해광업공단'이라는 새로운 공공기관이 출범했다.
 
언론진흥재단·코바코 통합 거론돼, '임기 남은' 김효재·민영삼 리더십 교체 가능성

▲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언론진흥재단과 한국방송광고공사의 기능을 통합해 단일 공공기관을 설치한다는 구상도 시도하고 있다.
 


한국광해광업공단의 초기 이사장은 황규연 전 한국광물자원공사 사장이 약 3년 간 맡았다.

이와 달리 전문가를 영입한 사례도 있다. 2009년 한국토지공사와 대한주택공사가 통합되면서 출범한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초대 사장은 이지송 전 현대건설 대표이사 사장이 맡았다.

이 사장은 2003년 워크아웃(기업 개선 작업) 상태에 있던 현대건설의 대표이사로 취임해 3년 만에 흑자 전환을 이끌고 경영을 정상화시킨 위기 관리 능력을 높게 평가받으면서 LH 초대 사장 자리에 오르게 됐다.   

다만 김효재 이사장과 민영삼 사장이 공공기관 통합에서 새로운 리더로 나설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시각이 많다. 김 이사장과 민 사장은 모두 과거 정치적 논란의 대상이 된 바 있어 현 정부와의 마찰을 보일 공산이 크다는 것이다.

2023년 10월 취임한 김효재 이사장은 조선일보 기자 출신으로 방송통신위원회 부위원장, 위원장 직무대행 등을 역임하며 윤석열 정부의 공영방송 관련 정책에 깊이 관여해온 것으로 전해진다. 김 이사장의 임기는 2026년 10월 만료된다.

언론진흥재단은 지난해 9월에는 프레스센터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윤석열 정권 퇴진을 촉구하는 내용의 ‘비상시국회의’ 기자회견을 행사 하루 전에 취소해 논란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와 달리 올해 1월에는 언론진흥재단이 극우 성향 단체의 정치 행사에 프레스센터 대관을 허가해 편파적 운영을 한다는 비판이 일었다.

민영삼 코바코 사장 역시 정치적 논란에 휩싸인 사례가 다수 있었다.

민 사장은 고려대 사회학과와 동 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취득한 뒤 민주당 당직자로 활동하다가 국민의힘으로 당적을 옮겼다. 윤석열 전 대통령 대선 캠프에서 활동한 뒤 지난해 8월 코바코 사장에 올랐다. 민 사장의 임기는 2027년 7월에 만료된다. 

민 사장은 지난해 8월 취임 뒤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코바코는 윤석열 정부, 윤석열 대통령의 엄청난 성과가 제대로 홍보되고 있는지와 관련해 TV, 라디오, 인터넷 매체를 통해 디지털 시대에 잘 되고 있는지를 보는, 그걸 관찰하는, 다른 사업도 많지만 그런 걸 하는 곳"이라고 발언해 비판을 받았다.

민 사장은 지난 5월6일 보수 유튜브 채널로 분류되는 '배승희의 뉴스배송'에 출연해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을 옹호하는 취지의 발언을 하는 등 여러 부적절한 발언으로 입길에 올랐다.

더구나 코바코는 2025년도 경영평가에서도 미흡인 D등급을 받는 등 민 사장의 전문성과 경영 능력에 의구심을 보이는 비판이 민주당에서 많았다. 김인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