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삼성그룹 5개 계열사 노동조합을 포함하는 삼성 초기업노동조합(초기업노조)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주요 임원진들에게 성과급 개선을 요구했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초기업노조는 이날 ‘낡은 성과급 제도와 변함없는 회사’라는 제목의 공문을 이 회장을 비롯해 전영현 삼성전자 DS부문장 부회장, 노태문 삼성전자 DX부문장 직무대행 사장에게 전달했다.
 
삼성 초기업노조, SK하이닉스 언급하며 이재용에 성과급 개선 요구

▲ 삼성그룹 5개 계열사 노동조합을 포함하는 삼성 초기업노동조합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에게 성과급 개선을 요구하는 공문을 보냈다. <연합뉴스>


초기업노조 측은 최근 이뤄진 SK하이닉스 노사 합의를 언급하며 삼성전자도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날 SK하이닉스 노사는 성과급제도 가운데 하나인 초과이익분배금(PS) 상한선을 폐지하고 영업이익의 10%를 성과급으로 지급한다는 내용의 ‘2025년 임금교섭 잠정합의안’을 발표했다.

노조 측은 “SK하이닉스가 최근 노사 합의를 통해 영업이익의 10% 성과급 지급을 확정했다”며 “반면 삼성전자는 여전히 투명하지 않은 경제적부가가치(EVA) 방식의 성과급 제도를 고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EVA 방식 기준은 직원 누구도 어떻게 계산됐는지 알 수 없는 ‘깜깜이’ 성과급 제도라는 말 외에 달리 표현할 수 없다”며 “회사가 성과급 개선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해 여러 차례 회의를 진행했지만, 이후 발표나 성과는 전혀 없다”고 주장했다.

삼성그룹 계열사들은 한해 영업이익을 기준으로 산정한 ‘초과이익성과급(OPI)’에 EVA 방식을 적용하고 있다. EVA는 영업이익에서 법인세나 투자금 등 자본비용을 제외한 계산 방법이다. 

영업이익 규모가 크더라도 비용이 많이 지출됐다면 EVA는 낮게 책정될 수 있다.

노조는 EVA의 구체적 수치가 임직원들에게 공개되지 않고 있어, 이 방식과 관련해 의문이 지속 제기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조 측은 “영업이익이 높다 하더라도 특정 목표에 도달하지 못하면 성과급은 0원이 될 수도 있으며 상한선까지 존재한다”며 “삼성전자 직원들의 사기와 회사에 대한 신뢰는 이미 바닥에 와있으며, 최소한 변하려는 모습이라도 보여달라”고 말했다. 김호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