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자국 업체에 엔비디아와 AMD 칩 사용 금지 압박, "적용대상 확대 고려"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7월25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신임 주중 대사 16명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연설하고 있다.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중국 당국이 자국 기업을 상대로 엔비디아와 AMD가 설계한 반도체 사용을 자제하라고 요청했다는 블룸버그 보도가 나왔다. 

중국은 엔비디아 반도체가 보안 위협을 가져올 수 있다며 자료 제출도 요구한 상황인데 이러한 통제 조치를 확대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12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최근 몇 주 동안 주요 기업에 공문을 보내 엔비디아 ‘H20’ 칩과 AMD ‘MI308’ 칩 사용을 줄이도록 요구했다. 

특히 정부나 국가안보와 관련한 사업에서는 해당 칩을 쓰지 말라고 강하게 촉구했다고 알려졌다.

일부 기업에게는 국산 반도체 대신 H20을 구매하는 이유나 보안 취약점 여부 등에 대해 답변하라고 중국 당국은 요구했다. 

블룸버그는 “중국 고객사가 베이징의 압력을 받으면서 엔비디아와 AMD는 어려움에 직면했다”고 짚었다. 

이에 따라 엔비디아를 비롯한 회사의 인공지능 반도체 일부는 미국과 중국 양쪽 모두로부터 수출이나 판매 제한이 걸렸다. 

중국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CSA)은 7월31일 엔비디아 H20 칩에 보안 취약점 의혹을 제기하고 관련 문서를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엔비디아 제품을 간접적으로 규제한 셈이다.

트럼프 정부도 엔비디아 H20과 AMD MI308이 중국 손에 들어가면 미국 안보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이유로 수출을 통제했다. 

이후 엔비디아와 AMD가 중국향 매출의 15%를 미국 정부에 넘기는 조건으로 수출 제한을 풀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 당국이 자국 업체에 엔비디아와 AMD 반도체를 쓰지 말라고 직접 요구한 것이다. 

중국 당국이 판매 제한 대상을 넓힐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현재 중국은 엔비디아와 AMD의 일부 주요 반도체만을 겨냥해서 지침을 내렸는데 제품군을 확대할 수 있다는 뜻이다. 

논의에 참여한 한 관계자는 “베이징이 엔비디아와 AMD에 강경한 지침을 광범위한 분야로 확대 적용할 수 있다”며 “논의를 막 시작한 단계”라고 밝혔다. 

엔비디아는 “H20은 군수품이나 정부 인프라용이 아니다”라고 입장을 냈다. AMD와 중국 당국은 블룸버그의 질문에 답변하지 않았다.

블룸버그는 중국이 구매 금지 조치를 내리면서 수출 통제를 얼마 전에 해제한 트럼프 정부의 선택에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