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레버재단 국내 호텔 7곳 시상, "식재료 지속가능성 개선에 큰 성과"

▲ 빅토르 르레이 아코르 앰배서더 코리아 대표가 12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레버재단이 시상하는 '제1회 지속가능한 식품 리더 어워드'에서 상을 받고 소감을 말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국내 호텔 그룹들이 식재료 조달 체계의 지속가능성 개선 성과를 인정받았다.

레버재단은 12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제1회 지속가능한 식품 리더 어워드'를 개최하고 국내 호텔 그룹 7곳에 상을 전달했다.

레버재단은 호텔과 식품기업들의 지속가능하고 동물 친화적 전환을 지원하는 국제 비영리단체다. 정책 자문, 공급처 연결, 홍보 지원 등을 제공하며 전 세계 기업 수백 곳과 협력하고 있다.

아시아를 핵심 활동 지역으로 하지만 유럽, 북미, 중남미 전역에도 직원을 두고 있다.

이번에 수상 목록에 오른 것은 포시즌스 호텔, 아코르 앰배서더 호텔, 하얏트 호텔, 힐튼 호텔&리조트, 메리어트 인터내셔널, 반얀트리 호텔, 에어본 호텔 등이었다.

이들 호텔은 자사의 영업장에서 100% '케이지-프리(닭장에서 생산되지 않은)' 달걀을 사용하기로 약속했다. 특히 아코르 앰배서더 호텔은 이미 자사의 모든 영업장에서 100% 케이지-프리 달걀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레버재단은 이들이 제출한 자료를 종합하면 매년 약 8만7천 마리에 달하는 산란계가 좁은 닭장에서 벗어나 쾌적한 환경에서 윤리적이고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달걀을 생산할 수 있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닭이 닭장에서 벗어나 윤리적인 환경에서 사육되는 것은 기후변화 대응 차원에서도 중요하다.

2022년 기준 한국 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에 따르면 국내 축산업 분야는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에서 1.6%를 차지한다. 배출량의 90%는 가축들의 소화와 분뇨 등 생리 활동에서 발생한다.

닭장처럼 좁은 환경에서는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효과적인 분뇨 처리 체계를 갖추기가 어렵다. 닭은 위한 넓고 윤리적인 사육장을 갖추는 것은 곧 온실가스 감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현장] 레버재단 국내 호텔 7곳 시상, "식재료 지속가능성 개선에 큰 성과"

▲ 아코르 앰배서더 코리아 관계자들이 12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오세교 레버재단 한국 지속가능성 프로그램 리더(왼쪽)으로부터 상을 전달받고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빅토르 르레이 아코르 앰배서더 코리아 대표는 "한국 호텔 산업에서 모범을 보일 수 있어 자랑스럽다"며 "전 지점에서 사용되는 달걀을 지속가능한 달걀로 대체함으로써 우리는 지구를 돌보는 것은 물론 고객 경험을 향상시키고 더 나은 미래를 만들고 있다"고 강조했다.

지속가능한 달걀을 사용하는 것은 호텔들 입장에서도 유리한 선택인 것으로 파악됐다.

레버재단이 일본 설문조사기관 'GMO리서치'에 의뢰해 진행한 국내 조사 결과 한국 소비자의 76%는 기업들이 동물복지 인증 달걀로 전환해야 한다고 답했다. 또 전체 응답자 가운데 87%는 닭을 좁은 케이지 안에 가둔 채 사육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오세교 레버재단 한국 지속가능성 프로그램 리더는 "호텔업계는 식품산업 전반에 변화를 이끌 수 있는 위치에 있다"며 "이번 약속은 공급망 전반에 긍정적 파급 효과를 만들고 대중에 호텔이 더 윤리적이고 기후를 고려한 식품 체계를 만들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