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윤성태 휴온스그룹 회장(사진)이 2023년 발표했던 3개년 배당정책이 올해로 막을 내린다.
윤성태 회장은 매년 주당배당금(DPS)을 ‘최대 30%까지 상향하겠다’는 방침을 내세웠지만, 휴온스글로벌과 휴온스는 배당을 단 한 차례 5% 인상하는 데 그쳤다. 휴메딕스만 2023년 5%, 2024년 20% 상향하며 체면을 세웠다.
올해 중간배당은 지난해보다 절반 수준으로 축소된 가운데 결산배당에서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는 카드를 내밀 지 주목된다.
12일 휴온스그룹 상장사 3곳 중간배당 규모 살펴보면 휴온스글로벌은 주당 130원, 휴온스 150원, 휴메딕스 150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지난해 중간배당금이 각각 275원, 300원, 300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큰 폭으로 줄었다.
이로 인해 연간 배당 규모도 감소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지만, 휴온스그룹은 이를 부인했다.
회사는 “급변하는 경영환경을 고려해 주당 배당금을 결정했다”며 “결산배당을 포함한 연간 배당금 총액은 전년대비 0~30% 상향하는 기존 정책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지난해와 같은 배당총액을 유지하려면 결산배당에서 1주당 배당금으로 휴온스글로벌 395원, 휴온스 480원, 휴메딕스 480원을 각각 책정해야 한다. 다만 윤성태 회장이 앞서 세웠던 휴온스글로벌과 휴온스, 휴메딕스 3곳의 중장기 배당정책이 올해로 끝나는 만큼, 마지막 해인 올해 결산배당에서 변화를 보여줄지 관심이 집중된다.
윤 회장은 2023년 3개년(2023~2025년) 간 주당배당금을 직전 사업연도 배당금 대비 최소 0%에서 최대 30%까지 상향하고, 반기배당과 결산 배당 연 2회 배당하는 방안을 수립해 시행하고 있다.
휴온스그룹은 2023년 제약사 최초로 투자자들이 배당금을 알고 투자할 수 있도록 배당절차를 개선했다. 이 과정에서 반기배당도 도입했다. 반기배당은 주주가 연말까지 기다리지 않고 상반기에 배당금을 받아 재투자하거나 소비에 활용할 수 있어 주주 입장에서는 현금 흐름이 높아지고, 기업 입장에서는 경영성과를 빠르게 공유해 신뢰를 높이는 효과가 있다.

▲ 휴온스그룹 연도별 배당 현황.
휴메딕스가 2023년 5%, 2024년 20% 배당금을 높이면서 배당 여력을 보여주고 있지만 핵심 사업회사인 휴온스와 휴온스글로벌의 배당 성적표를 보면 반쪽짜리라는 지적을 피할 수 없어 보인다.
다만 휴온스와 휴온스글로벌은 올해 정기주총에서 ‘자본준비금 감소의 건’을 결의해 결산배당부터 감액배당이 가능해졌다. 배당금이 동결되더라도 감액배당을 활용하면 주주에게 돌아가는 실질 혜택은 커질 수 있다.
감액배당은 일반 배당처럼 15.4%의 배당소득세가 부과되지 않으며,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에서도 제외된다. 투자자는 세금 부담 없이 배당금 전액을 온전히 수령할 수 있다. 따라서 연간 배당 총액이 동일하더라도, 결산배당에서 감액배당 비중이 높아진다면 주주의 세후 수령액은 늘어나고 세금 부담은 줄어드는 효과가 발생한다.
다만 감액배당은 대주주 조세 회피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어, 지속적으로 활용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최근 발표된 이재명 정부의 첫 세법개정안에는 대주주에 대한 감액배당 과세 방안이 포함됐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대주주가 감액배당을 실시할 유인이 낮아지기 때문에, 감액배당이 일회성에 그칠 가능성도 제기된다. 윤 회장은 올해 3월 말 기준 휴온스글로벌 최대주주로 지분 42.84%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배당 규모와 실적 흐름이 밀접한 관련을 보였기에 올해 실적이 좋다면 배당 규모를 키울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2023년에는 3사 모두 당기순이익이 증가하면서 배당 규모를 키웠지만 2024년에는 순이익이 증가한 휴메딕스만 배당 폭을 더 키웠다.
휴메딕스의 당기순이익은 2022년 212억 원 2023년 248억 원, 2024년 393억 원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반면 휴온스 당기순이익은 2022년 226억 원에서 2023년 504억 원으로 증가했다가 2024년 291억 원 감소하는 흐름을 보였다. 휴온스글로벌도 마찬가지다. 휴온스글로벌은 2022년 335억원 손실에서 2023년 926억 원으로 흑자전환했는데 2024년에는 671억 원으로 다시 감소했다.
올해 3사의 단기 실적 흐름은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 휴온스는 올해 상반기 순이익 241억 원을 거뒀다. 지난해 반기 순이익(178억 원)보다 35.3% 증가한 수치다. 아직 2분기 실적이 발표되지 않은 휴온스글로벌과 휴메딕스도 1분기 순이익이 나란히 늘었다. 휴온스글로벌은 지난해 1분기 230억 원에서 올해 1분기 260억 원으로, 휴메딕스는 92억 원에서 134억 원으로 증가했다. 김민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