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 작년 구조조정 뒤 '깜짝실적', 박병무 '아이온2' 기점으로 성장 길 닦나

박병무 엔씨소프트 공동대표이사.

[비즈니스포스트] 엔씨소프트가 신작 공백기에도 기존작들의 서비스 확장 전략으로 2분기에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는 ‘깜짝실적’을 거뒀다. 

박병무 엔씨소프트 공동대표는 하반기 핵심 신작 ‘아이온2’를 기점으로 내년까지 이어질 대규모 신작 릴레이에 앞서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12일 엔씨소프트가 발표한 2분기 실적에 따르면 연결기준 매출은 3824억 원, 영업이익은 151억 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대비 매출은 4%, 영업이익은 71% 증가했고 전분기 대비 영업이익은 190% 늘었다. 당초 증권가 컨센서스(영업이익 50억~60억 원)를 크게 웃돈 성과다.

호실적 발표 직후 주가도 급등했다. 이날 주가는 직전 거래일보다 10.12%(2만500원) 급등한 22만3천 원에 장을 마감하며 올해 연중 최고가를 경신했다.

당초 상반기는 신작 공백으로 부진이 예상됐으나 기존 IP(지적재산권)의 확장이 기초 체력을 끌어올리며 예상 외 선전을 이끌었다. 

하향 안정화 추세에 있던 ‘리니지2M’이 동남아 지역 확장 효과에 힘입어 전분기 대비 매출이 27% 늘었다. ‘아이온’도 신규 서버 출시에 힘입어 매출이 53% 늘며 주요 성장 동력으로 작용했다. 

이 외에도 ‘블레이드앤소울’은 지난해 4분기 신규 서버 출시 이후 매출 규모가 전년 동기대비 400% 가량 늘었다. 리니지M도 8주년 업데이트에 힘입어 전분기 대비 8% 가량 늘어나는 등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했다.

박병무 공동대표는 올해 초 “외과수술 급 구조 개편으로 기존 IP만으로도 흑자가 가능한 체질을 만들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실적을 통해 기존 IP 중심 기초체력이 어느 정도 확인된 것으로 보인다. 

박 대표는 “기존 IP와 신작을 통해 연 매출 2~2조5천억 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향후 리니지M·리니지2M의 중국 진출, 리니지W의 동남아 진출 등 기존 IP의 추가 확장 계획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엔씨소프트 작년 구조조정 뒤 '깜짝실적', 박병무 '아이온2' 기점으로 성장 길 닦나

▲ 엔씨소프트 판교 사옥의 모습.


다만 실적 반등의 지속 여부는 여전히 하반기 신작 성과에 달려 있다. 

2분기 호실적이 기존작 확장으로 시간을 벌어준 셈이라면 하반기부터는 ‘아이온2’ 흥행이 장기 성장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하반기부터는 신작 출시를 앞두고 해외 행사와 마케팅 확대, 인력 효율화에 따른 일회성 비용 등으로 비용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박 대표는 이날 “하반기 중 200~300명 규모의 인력 효율화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엔씨소프트는 앞서 지난해 대규모 구조조정을 통해 약 900명 가량이 희망퇴직으로 회사를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4개 자회사를 분사시키며, 본사 인원을 약 5000명에서 3천 명 수준으로 감축한 바 있다.

한편 엔씨소프트는 신작 ‘아이온2’ 성과로 매출과 이익 성장 강도를 높인 후, 내년에는 7종의 신작과 4종의 스핀오프를 순차 출시할 계획이다.

이중 핵심인 아이온2는 과도한 수준의 확률형 아이템을 배제하고 배틀패스·스킨·커스텀 중심의 수익모델(BM)을 적용한다. 이는 그간 확률형 BM 비판을 의식한 동시에 글로벌 시장 경쟁력을 겨냥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날 실적발표 자리에서 박 대표는 아이온2에 대한 자신감을 여러차례 드러냈다. 

박 대표는 “내부적으로 ‘아이온2’에 대한 기대감이 상당히 높다”며 “‘오징어게임’ 흥행이 한국 콘텐츠 전반의 인지도와 인재 확보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 것처럼 ‘아이온2’가 성공한다면 내년 출시 예정작들의 성과와 인재 영입에도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희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