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중국 전기차업체 BYD(비야디)가 한국에서 2번째로 내놓는 모델인 전기세단 ‘씰 다이내믹(씰)’의 출고 일정이 늦어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올해 초 소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아토3 출시 당시에도 차량 인도가 지연되면서 소비자들의 불만을 산 만큼 브랜드 이미지 타격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BYD코리아 전기세단 '씰' 출고 '감감무소식', 한국 시장 입지 더 줄어드나

▲ BYD 중형 전기 세단 ‘씰 다이내믹’. < BYD코리아 >


12일 자동차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씰의 출고 일정마저 늦어지면 BYD코리아가 앞으로 한국 사업을 하는 데 있어 당분간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씰은 6월9일 환경부 인증을 마쳤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배출가스 관련 변경 인증을 신청하면서 7월31일에야 새로운 인증이 완료됐다. 기존에 받았던 인증보다 1달반 이상이 늦어진 것이다.

환경부에 따르면 BYD코리아는 전기차 주요 부품에 대한 변경 인증을 요청했다. BYD코리아는 현재 보조금 산정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조인철 BYD코리아 승용부문 대표는 7월16일 열린 씰 시승 행사에서 8월 안에 소비자 인도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당시에는 아직 변경 인증도 완료되기 전이었던 만큼 실제 출고가 언제 될지는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이번에도 아토3 때와 같은 사태가 벌어지는 것 아니냐는 걱정의 목소리도 나온다.

BYD코리아는 올해 1월 아토3를 출시하면서 2월 중순부터 차량을 고객에게 인도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환경부 인증 절차 등이 늦어지면서 실제 아토3 출고 4월 중순부터 시작됐다.

BYD코리아 입장에서 씰은 한국 시장에서 브랜드 이미지를 바꾸기 위해서라도 중요한 모델이다.

BYD코리아는 올해 초 아토3 사전계약 이후 1주일 만에 1천 건을 돌파했다고 홍보했다. 하지만 출고 지연 사태 이후 소비자들의 불만이 폭발하면서 실제 판매량은 기대를 밑돌았다. 아토3는 올해 7월까지 1534대 팔리는 데 그쳤다.
 
BYD코리아 전기세단 '씰' 출고 '감감무소식', 한국 시장 입지 더 줄어드나

▲ 소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아토3’. < BYD코리아 >


아토3가 출시 초반 기대를 모았지만 출고 지연 사태로 저조한 판매량을 기록한 만큼, 씰까지 출고 일정이 늦어진다면 브랜드 이미지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BYD 차량에 관한 국내 소비자들의 평가도 아토3때와 비교해 사뭇 달라진 분위기다.

아토3가 출시됐을 때만 해도 중국 전기차를 향한 기대감과 함께 가격 대비 성능 나쁘지 않다는 평가가 적지 않았다. 하지만 씰은 언론 시승 행사 이후 오히려 가격 대비 성능이 아쉽다는 평가들이 상당하다.

씰의 최고 출력은 530마력으로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가속하는 시간(제로백)은 3.8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제원상 성능보다 실제 주행 성능은 떨어져 보인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마감이나 실내 디자인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 전기차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 이용자 A씨는 “씰을 시승해 봤는데 계기판이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너무 조잡한 느낌이었다”고 평가했다.

씰은 단일트림으로 출시됐는데 판매 가격은 4690만 원이다. 최근 출시된 현대자동차 중형 전기 세단 ‘더 뉴 아이오닉6’의 최하위 트림 가격은 4856만 원이다.

씰은 다양한 옵션이 기본으로 탑재된 가격이라는 점을 감안해도 가격 경쟁력이 높지 않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실제로 자동차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씰을 구매하려고 했지만 다른 차량을 고민해 보겠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자동차 온라인 커뮤니티 이용자 B씨는 “국산 전기차와 비교해도 씰이 크게 싸다고 느껴지지 않고, 테슬라 모델Y 주니퍼가 600만 원 정도 비싼 수준”이라며 “가격 대비 성능이 좋다고까지는 느껴지지 않아서 차라리 다른 차량을 구매할까 고민 중이다”고 말했다. 윤인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