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자연기금 "코끼리 중요한 탄소 저장고", '코끼리의날' 맞아 인식 제고 나서

▲ 보츠와나 초베 국립공원에서 한 코끼리 가족이 같은 무리의 죽은 코끼리를 애도하고 있다. <세계자연기금>

[비즈니스포스트] 국제 환경단체가 기후변화에서 큰 역할을 하는 코끼리의 인식 제고를 위해 활동에 나섰다.

세계자연기금(WWF)은 12일 '코끼리의 날'을 맞아 멸종위기에 처한 코끼리 보호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한 자료를 내놨다.

현재 전 세계에는 아시아코끼리, 사바나코끼리, 둥근귀코끼리 등 3종이 서식하고 있다. 

코끼리는 높은 지능과 집단생활을 하는 생물로 각 지역에서 숲과 초원 생태계를 유지하고 복원하는 '생태 공학자' 역할을 하고 있다.

현재 무분별한 서식지 파괴와 불법 밀렵으로 개체수가 급감하고 있으며 국제자연보전연맹(IUCN) 적색목록에 모든 코끼리 종이 위기종으로 등록돼 있다.

세계자연기금이 발간한 지구생명보고서에 따르면 아프리카 둥근귀코끼리는 2004~2014년 사이에 개체수가 약 80% 감소해 멸종위기 '위급(CR)' 단계로 분류됐다.

보르네오 아시아코끼리도 서식지 파괴로 현재 약 1천 마리가 남아 멸종위기(EN) 단계로 기록됐다. 사바나코끼리는 중부아프리카부터 동아프리카까지 넓은 영역에 서식하나 개체수가 부족해 같은 멸종위기 단계로 분류됐다.

이에 세계자연기금은 여러 정부와 지역사회와 협력해 보호구역 확대, 서식지 모니터링, 반밀렵 활동을 수행하며 코끼리 보호에 나서고 있다.

생태계 보전 측면 이외에도 코끼리는 기후변화 대응 차원에서도 중요한 생물로 평가받고 있다. 코끼리는 매일 약 150kg의 식물을 섭취하는데 이 과정에서 배설물을 통해 탄소 흡수력이 높은 여러 수종을 광범위하게 퍼뜨린다.

세계자연기금은 코끼리 자체도 거대한 덩치에 힘입어 탄소 보관 능력이 매우 높다고 설명했다.

코끼리 한 마리만 해도 숲의 탄소흡수력을 약 250에이커 높일 수 있는데 이는 내연기관차 2천 대가 매년 배출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상쇄하는 수준이다.

세계자연기금 관계자는 "앞으로도 전 세계 파트너와 함께 코끼리 서식지를 보전하고 불법 거래를 차단할 것"이라며 "사람과 코끼리가 안전하게 공존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