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미국 증시 나스닥 지수가 역대 최고치를 재차 경신했다. 그러나 미국 정부의 관세 정책에 따른 영향이 본격적으로 반영된다면 나스닥 상장 기업들의 실적도 악영향을 받으며 주가 조정을 겪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그러나 이런 추세가 장기간 이어지며 주요 IT기업의 주가 고평가를 이끈 만큼 미국의 관세 정책을 비롯한 외부 변수에 방어 능력이 취약해졌다는 분석이 제시됐다.
투자전문지 배런스는 11일 “나스닥 상승세가 멈추지 않을 것처럼 보인다”며 “그러나 열기가 사그라들기 전까지는 투자자들이 기술주 매수를 피해야 할 시점”이라고 보도했다.
나스닥 지수는 직전 거래일인 8일 사상 최고가로 장을 마쳤다. 올해 들어서만 18차례에 걸쳐 역대 최고치를 쓴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 지주사 알파벳, 메타와 아마존 등 빅테크 기업들이 인공지능 신사업에서 우수한 수익성을 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며 상승세를 주도했다.
특히 미국 트럼프 정부의 고율 수입관세 정책, 기준금리 인하 지연 등 악재에도 빅테크 기업 주가는 대체로 안정적 흐름을 보였다.
그러나 배런스는 현재 주요 기술주가 전반적으로 고평가 국면에 접어들면서 한동안 의미 있는 수준의 상승세가 이어지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을 제시했다.
더구나 관세 정책에 따른 경기 불확실성이 뚜렷해진다면 나스닥 지수도 조정 구간을 피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배런스는 “현재 나스닥 평균 주가수익률은 중소형주 중심의 러셀2000 지수와 비교해 약 22% 높다”며 “이는 지난 5년간 평균 격차인 5.4%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나스닥 지수에 포함된 종목들이 이미 상당한 고평가 상태로 거래되고 있다는 의미다.
배런스는 나스닥 상장사 주가에 이미 실적 증가 전망이 충분히 반영되어 있는 반면 수익성 악화 가능성은 충분히 고려되지 않았다는 지적도 내놓았다.
빅테크 기업들은 대부분 소프트웨어나 반도체 등 미국 정부의 관세 인상에 큰 타격이 없는 사업을 주력으로 하고 있어 그동안 우수한 방어 능력을 보여 왔다.
하지만 배런스는 나스닥 주요 기술주가 미국 관세 정책에 완전히 면역이라고 판단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관세 인상 여파가 본격적으로 경제에 반영돼 인플레이션 심화 및 고금리 장기화를 이끌면 소비자 및 기업들의 지출도 자연히 위축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결국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 등 소프트웨어 업체의 매출 감소나 반도체 수요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제시됐다.
배런스는 “관세 정책에 따른 리스크가 현실화되면 주요 빅테크 기업의 실적 전망치도 낮아지며 결국 나스닥 지수 하락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바라봤다.
나스닥 지수 월별 상승률이 5월 이후 점차 둔화하는 흐름을 보이는 점도 조정 리스크를 높이는 배경으로 제시됐다. 김용원 기자